FC서울전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따낸 전북 선수단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원정 응원석 앞에 나란히 섰다. 마치 우승이라도 차지한듯 선수들끼리 어깨동무를 하고 원정응원을 온 전북의 서포터스와 함께 전북 응원가를 합창했다. 서포터스는 관중석에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땅이 울려라 점프를 했다. 기쁨의 세리머니였다. 조만간 맛볼 우승 세리머니의 예고편이었다.
전북의 2014년 K-리그 클래식 우승이 눈 앞이다. 전북이 가슴에 세 번째 별을 달기까지 필요한 건 단 1승이다. 전북이 올시즌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던 FC서울의 벽을 넘고 우승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0-0으로 맞선 후반 48분에 터진 카이오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따낸 전북은 승점 71(21승8무5패·골득실차 +34)으로 2위 수원(승점 61·17승10무7패·골득실차 +15)과의 승점차 10점으로 유지했다.
우승까지 9부 능선을 넘었다. 서울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면 우승 시나리오가 복잡해질 수 있었다. 승리로 아주 간단해졌다. 이제 관건은 전북이 언제 우승을 확정하느냐다. 전북은 8일 열리는 35라운드에서 제주 원정을 치른다. 승리할 경우 전북의 우승이 확정된다. 수원이 남은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승점 13점차를 넘지 못한다. 전북이 제주전에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도 우승이 가능한 시나리오는 존재한다. 수원이 9일 안방에서 치르는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패할 경우 전북은 우승을 차지한다. 남은 3경기, 수원은 역시 승점차 10점을 넘어설 수 없다. 전북이 제주전에서 무승부를 거두고 수원이 서울전을 비겨도 전북의 우승이다. 반면 전북이 제주전에 패하고 수원이 승점 1점 이상을 추가하게 될 경우 우승경쟁은 계속된다.
전북은 내심 '안방 우승'을 그리고 있는 듯 하다.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클래식 36라운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원정팀들이 다 싫어할텐데 집에서 좋은 분위기에서 우승하면 된다. 나도 홈팬들하고 모양을 갖출 수 있다. 홈에서 좋은 승부를 펼치고 우승을 확정하면 된다"고 했다. 전북이 35라운드에서 원정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해도 시상식은 다음 홈경기인 15일 포항전이 끝난 뒤 열린다.
반면 수원은 여전히 역전 우승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수원이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전북이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치면 된다. 그러나 현재 전북의 전력으로 봐서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상암=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