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 '나는 무조건 산다'는 예지를 한 걸까. 아니면 경기 후반의 압박감에 쫓겨 아웃카운트 상황을 착각한 것일까. 아무래도 후자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본헤드 플레이의 전형. LG 트윈스 문선재가 보여줬다.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 LG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3-2로 간발의 리드를 하던 LG의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었다. 추가점을 내지 못한다면 동점이나 역전도 될 법한 긴박한 상황. 선두타자 오지환이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되면서 NC 쪽의 기세가 올라갔다. 하지만 후속 타자 박용택이 볼넷을 얻어냈다. 그러자 LG 양상문 감독은 대주자로 문선재를 내보냈다. 무조건 추가점을 내야 했기에 박용택 보다는 스피드가 좋은 문선재를 투입한 것. 순리대로의 기용법이다.
그런데 다음 타자 이병규(7)가 볼카운트 1B2S에서 내야 뜬공을 날렸다. 높이 떴지만, NC 2루수 박민우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주자는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문선재는 열심히 달렸다. 그 짧은 순간에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다. 2아웃의 상황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어차피 공을 수비가 잡으면 이닝이 끝나니까 이럴 때 주자는 그냥 계속 뛴다.
하지만 이때는 1사였다. 문선재는 뛰면 안됐다. '저건 뭐지? 왜 저러지?'라는 의문이 그 주루플레이를 보는 모든 이의 머리속을 강타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본헤드 플레이가 나오며 문선재의 '무작정 주루'는 오히려 효과를 봤다. NC 박민우가 어이없게 공을 놓치고 만 것. 결과적으로 3루까지 갔던 문선재는 이 실책 때 홈을 밟을 수 있었다. LG의 귀중한 추가점이 나온 장면이다.
결과는 좋았지만, 문선재의 주루플레이는 질책을 받아야 한다. 혹시라도 문선재가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