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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이며 "있을 수 없다"는 최용수, 결국 판을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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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4강에서 멈췄다. FA컵은 갈 길이 남았다. 22일 4강전을 치른다. 결승에 오를 수도, 멈출 수도 있다. 7위는 스플릿의 그룹 B다. "4-4-7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다면 내가 있을 이유가 없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18일 문을 통과한 후 절박한 심경을 토로했다. 사실상의 감독직을 건 승부였다. 서울은 이날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2대1로 승리, 그룹 A행을 확정했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다. 올시즌 행보는 롤러코스터였다. 리그 초반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하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11라운드까지 12개팀 가운데 11위(2승3무6패)였다. 서울의 위상과는 맞지 않았지만 현실이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주포 데얀과 중원사령관 하대성의 공백이 유난히 커 보였다.

다행히 12라운드에서 정규리그 3승째를 챙긴 후 서서히 제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반등이 시작됐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후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고, 9월 10일 25라운드에서 성남에 2대1로 역전승하며 마침내 '윗물' 대열에 합류했다. 6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9월 17일과 1일 ACL 4강 1, 2차전을 병행하면서 흔들렸다. 지난달 20일 전북, 24일 경남과 비긴 데 이어 5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9일 울산에 3대0으로 완승했지만 12일 하위권인 상주 원정경기에서 0대1로 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전남전에서 잘못될 경우 스플릿 분기점인 33라운드에서 운명이 결정될 수 있었다. 최악의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벼랑 끝에서 베테랑의 힘이 컸다. 슈켈리케호에서 돌아온 중앙수비수 김주영은 후반 12분 몰리나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응수, 선제골을 터트렸다. 7분 뒤에는 김치우가 얻은 페널티킥을 몰리나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전남에 강한 몰리나는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차두리는 명불허전이었다.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오른쪽 측면을 지배하며 실타래를 풀었다. 전남이 스테보에 이어 코니를 최전방에 포진시켰지만 서울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이 하위리그로 떨어져 경기를 한다는 것은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서울의 팬들에게도 어떤 변명거리를 찾을 수 없었다. 위기상황에서 스스로 자기 성찰을 했고 선수들에게 목표와 투혼을 전달했다. 감독의 머리 속에서 나올 수 있는 한계를 배웠고, 선수들에게 더 많이 배웠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어느 해보다 감회가 새롭다." 최 감독의 환희였다.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은 승점 49점을 기록했다. 4위 제주(승점 50)와의 승점 차는 1점, 3위 포항(승점 52)과는 3점이다. 사정권이다. 정규리그는 6경기가 남았다. 33라운드후 스플릿이 가동되면 '윗물'간의 대결이 남는다. 클래식 우승은 사실상 물건너갔지만 잃어버린 세월을 되돌리겠다며 벼르고 있다. 22일 상주와의 FA컵 4강전은 올해 농사의 분수령이다.

최 감독은 "이제 상위 스플릿에서 진정한 도전자 입장에서 재미있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며 "FA컵 4강전은 물러설 수 없는 단판 승부다. 상주에게는 지난 원정에서 패배를 당했다. 우리 선수들의 복수심이 불타고 있다. 1998년 이후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올시즌 무관으로 끝낼 수 없다. 선수들이 이를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해피엔딩을 꿈꾼다. 클라이맥스가 다가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