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힘주어 찬 볼은 번번이 빗맞았다. 상대 수비수를 하나 제친 뒤 발이 꼬이기도 했다. 전후반 20분의 짧은 경기였지만 근육통증에 쓰러지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그래도 다들 웃음을 잃지 않았다. 열정만은 A매치 못지 않았다.
14일 코스타리카전이 열리기전 서울대와 숙명여대 여자 동아리 축구팀의 친선전이 오픈 경기로 열렸다.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자 만든 작은 이벤트였다.
숙명여대 동아리인 FC숙명은 2008년 창단했다. 2011년 K-리그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10년 창단한 서울대의 SNU WFC는 2014년 여성가족부장관기 대학부 3위를 차지했다. N석에는 양교의 응원단 500명이 자리했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큰 박수를 보냈다. 멋진 장면에는 환호도 터졌다. 경기 중간 기성용 등 A대표팀 선수들이 나와 호기심 어린 눈으로 플레이를 지켜봤다. 여자대학생 선수들은 일부러 더 뛰고 발재간도 부리는 '팬심'을 선보였다.
40분 경기는 사이좋게 0대0으로 끝났다. 서로의 벤치로 가서 인사를 나누었다. 나란히 북쪽 좌석으로 달려가 응원을 보내준 친구들에게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서울대 선수들은 감독에게 큰절을 했다. 숙명여대 선수들은 모여 구호를 외쳤다. 모두들 한국 축구의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서울대 배수빈은 "이곳에서 뛰어서 큰 영광이다"고 기뻐했다. 상암=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