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통행료가 올해 안에 4.9%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통행료가 오르게 되면 2011년 11월 2.9% 오른 이후 3년만의 인상이다. 이는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7% 인상률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전기, 가스, 상수도 등 다른 공공요금이 잇따라 오른 상황이어서 서민 물가 압박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입수한 기획재정부 검토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이 필요하며 올해 11월 이후에 요금을 4.9%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재부는 도로공사의 재무 상태와 서민 경제를 고려해 도로공사의 이자 비용과 기존 도로 운영비를 보전하는 수준에서 지난달 인상 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도권 등의 단거리 이용자를 고려해 기본요금은 동결하고 주행요금만 7.2% 인상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통행료 기본요금은 폐쇄식 고속도로 900원, 개방식 고속도로 720원이다. 주행요금은 소형 기준 1㎞당 41.4원에서 44.4원으로 3원 올라간다.
그동안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는 노선 노후화와 관리구간 증가로 총비용은 늘어난 반면 통행료 수입 증가는 미미해 매년 적자가 쌓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도로공사는 영업비용과 이자비용, 도로개량 비용으로 연간 4조1600억원이 필요하지만 총수입은 3조4300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행료를 4.9% 올리면 도로공사 수입은 1647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2년마다 5% 정도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가진 공기업이 지난해까지 매년 임원 및 직원들의 보수는 인상해놓고, 이제 와서 국민의 돈으로 부채를 줄이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통행료 인상 폭, 시기 등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