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에이스 밴헤켄이 꿈의 20승 고지를 정복했다.
밴헤켄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이 8-1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107개. 피안타가 7개였지만 탈삼진은 그보다 많은 9개였다. 그리고 팀 동료들이 12대4 승리를 지켜줌으로써, 꿈에 그리던 20승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밴헤켄은 1회 상대 손아섭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롯데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타자들은 4회 대거 5점을 뽑아주며 밴헤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후 추가점 3점까지 나왔다. 박병호의 시즌 50호 홈런 덕이었다. 쏟아지는 넥센의 득점에 롯데 타선은 의욕을 잃고 말았다.
밴헤켄의 20승 기록은 선발투수로 역대 7번째 대기록이다. 83년 장명부(삼미), 85년 김시진(삼성), 85년 김일융(삼성), 87년 김시진(삼성), 95년 이상훈(LG), 2007년 리오스(두산) 6명의 선수가 선발투수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외국인 선수로는 7년 만에 역대 2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선발이 아닌 계투 요원까지 포함하면 역대 16번째 기록이다. 하지만 순수 선발투수들과의 기록과 비교하면 의미에 차이가 있다.
밴헤켄의 20승은 우여곡절 끝에 탄생했다. 밴헤켄이 시즌 중반 14연승으로 최다 연속경기 승리 세계 신기록을 세우미 17승째를 거둘 때만 해도 20승이 쉽게 달성될 줄 알았다. 당시가 8월 13일이었다. 하지만 연승 종료 후 2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9월 4일, 9일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승을 챙겨 19승을 기록했지만 10월 3일, 8일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다시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롯데전 마지막 도전. 밴헤켄은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고 한국 데뷔 3년 만에 평생 이름을 남길 대기록을 달성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