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저가 요금제를 사용해도 단말기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0일 이동통신 단말기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단말기유통구조법개선법(이하 단통법)을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법이 시행되면 보조금 공시제에 따라 이동통신사는 홈페이지에, 대리점·판매점은 각 영업장에 단말기별 출고가·보조금·판매가 등을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 가입유형(번호이동·기기변동), 나이, 가입지역 등에 따른 보조금 차별은 원천 금지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보조금 상한선은 30만원이지만 대리점·판매점이 15% 내에서 재량껏 추가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어 최대 보조금액수는 34만5000원까지다. 다만 출시한 뒤 15개월이 경과한 단말기는 상한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보조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단통법은 이통사 보조금 관련 투명성 확보를 통해 요금제와 상관없이 누구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불법 지원금 지급을 미끼로 고가요금제 사용을 강제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게 미래부의 판단이다.
일례로 단통법 시행 전에는 보조금혜택을 모두 받기 위해 7만원 이상의 고액 요금제를 써야만 했다. 저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보조금이 거의 지급되지 않았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통법이 시행되면 지금까지 보조금이 고가 요금제에 집중되고 저가 요금제에는 보조금이 거의 지급되지 않았던 것과 견주면 오히려 저가 요금제 이용자의 상황은 개선된다"며 "저가 요금제를 이용하더라도 고가 요금제와 비례 원칙에 맞춰 보조금을 반드시 지급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신규 폰 규입 외에도 단말기를 직접 구입해 휴대폰 요금제에 가입하면 12%의 요금할인이 되도록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요금할인은 2년 약정을 걸었을 때만 해당된다. 보조금을 받고 단말기를 구입해 쓰는 사람도 서비스 개통 후 2년이 지났다면 요금할인이 가능하며 해외에서 사용하던 단말기도 같은 조건이 적용된다. 약정 기간에 단말기 고장·분실 등으로 단말기를 교체해도 요금할인은 그대로 적용된다.
한편 이통업계 일각에선 단통법에서 최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요금제가 높게 설정된 것과 이통사 지원금과 단말기 제조사의 판매 장려금을 공개하는 '분리공시제'가 빠져 실효성이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래부는 이와 관련 "단말기 유통 구조의 복잡성과 급격한 환경 변화 등을 고려, 단통법 시행이후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보안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