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폐회식을 위해 제작되는 특별 영상을 통해 16일의 열전동안 흘린 땀과 기쁨, 환희와 눈물의 순간이 전달된다. 단, 선수들이 주인공이 아닌 선수들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킨 감독과 코치, 지원 스태프들의 모습이 담긴다. 제목은 '등 뒤에 있던 사람들'이다.
'존중과 배려', '모두가 하나가 되는' 인천, 인천 아시안게임의 메시지를 담은 특별 영상이 10월 4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폐회식을 통해 45억 아시아인에게 전달된다.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세계적인 거장 임권택 감독과 총연출의 장 진 감독이 30일 인천 송도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폐회식의 큰 그림을 소개했다. 장 감독은 "폐회식의 주제는 '인천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이다. 아시안게임을 경험하고 보고 있는 모든 분들이 폐회식을 보면서 인천아시안게임의 의미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인천이란 단어가 존중과 배려, 하나되는 아시아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폐회식의 1부는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영상으로 시작된다. 16일간의 열전을 펼친 45개국 선수들이 숫자 45부터 시작되는 카운트다운 영상에 등장한다. 장 감독은 "선수들의 등번호와 AD카드, 그들과 관계된 숫자이 담긴 영상을 통해 카운트다운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폐회식이 본격 시작되면 다문화가정 아이들로 이뤄진 레인보우 합창단의 합창, 국립무용단·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공연으로 폐회식의 흥을 돋군다. 이어 '16일간의 인천'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되고 국기인 태권도 공연으로 1부 폐회식이 마무리된다.45개국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입장하는 2부에서는 특별 영상 상영과 MVP시상, 폐회선언, 가수 빅뱅의 축하 공연이 펼쳐지고 화려한 폭죽 세리머니로 16일간의 열전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폐회식 기자회견임에도 개회식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아시아 스포츠 축제 개회식에 한류 가수를 앞세우고, 성화 최종 주자로 비체육인인 영화배우 이영애씨를 내세운 것에 대한 비난 여론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 감독과 장 감독은 캐스팅과 중계에 대한 두 가지 아쉬움을 전했다. 장 감독은 "총감독과 총연출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캐스팅 과정을 주도하는게 아니다. 대회를 위해 커다란 조직이 있고 조직의 결정을 받아들여 의미를 부여하는게 우리의 역할이다"라며 캐스팅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종 점화주자를 대회조직위원회가 결정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임 감독은 "성화대를 향해 가는 꿈 많은 두 어린이를 이영애씨가 보호하는 것을 보여주는게 연출 의도였다. 그러나 개회식 중계 화면을 보니 이영애씨만 화면에 잡혔다. 중계진과 소통이 원만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장 감독은 "두 아이가 성화대로 향하는 카메라 리허설을 해본적이 없다. 연출 의도를 보여줄 수 있는 정교한 앵글을 잡기 힘들었다"면서 "연출팀과 중계팀이 소통 실수라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반면 '개회식이 한류로 도배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이런 자리가 있으면 말씀드리고 싶었다"면서 "개회식 문화공연에는 인천 시민 1500명 이상이 참여했고 고은 시인, 소프라노 조수미씨, 발레리나 강수진씨 등 많은 문화인이 나오셨다. 이런 분들에 대한 내용 없이 한류 연예인 2팀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