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을 선택했다.
"명단을 보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 축구가 해왔던 것을 기본으로 해서 선수들을 선발했다. 이들을 기본으로 해 대표팀을 운영해 나갈 것이다."
개혁의 칼날도 숨기지 않았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 점차 하나 하나 늘려가 대표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존 선수든, 새 선수든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싶다. 나는 외부에서 왔다. 선입견없이 선수들을 보고 싶다. K-리그나 해외파 모두 대표팀을 바꿀 수 있다."
신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0)의 첫 선택이 세상에 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지휘봉을 잡은 후 첫 엔트리를 발표했다. A대표팀은 다음달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파라과이전이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다.
22명의 명단, 강진은 아니지만 여진은 있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골키퍼 김승규(24·울산)를 비롯해 김진수(22·호펜하임) 박주호(27·마인츠) 김승대(23·포항)가 이름을 올렸다. 김승대가 눈에 띈다.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그는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 사로잡았다. A대표팀에 첫 발탁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 축구는 볼점유율은 좋다. 페널티에어리어 20m까지 잘 근접하는데 마무리를 못하는 것이 문제다. 아시안게임 홍콩전과 한-일전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골결정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 김승대를 발탁한 배경이다. 하지만 종아리를 다친 김신욱(26·울산)은 제외됐다.
'백전노장' 이동국(35·전북)과 베테랑 수비수 차두리(34·서울)도 재신임을 받았다. 유럽파는 의문부호가 달리지 않았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 이청용(26·볼턴) 손흥민(22·레버쿠젠) 구자철(25·마인츠) 등이 승선했다. 국내파 가운데는 이번 달 A매치 명단에 없었던 김기희(25·전북)와 홍 철(24·수원)이 이름을 올렸다.
중동파인 곽태휘(33·알 힐랄) 한국영(24·카타르SC) 남태희(23·레퀴야SC) 이명주(24·알 아인)도 변함이 없었다. 최근 카타르 엘 자이시로 이적한 이근호(29)는 팀 적응을 위한 배려차원에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의 큰 목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내년 1월 아시안컵, 두 번째는 러시아월드컵 예선을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라며 "22명 선수 가운데 16명이 26세 이하 선수다. 내 생각에는 26∼32세 사이가 가장 축구를 잘하는 시기다. 이런 면에서 이동국 등의 경험을 높이 사서 30대 이상 선수를 3명이나 뽑았다. 베테랑 선수들이 필드에서는 지도자 역할도 할 수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20대 선수들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무대에 오른다. "유럽 선수들은 체격이 크고 근육량도 많아 파워에서 아시아선수들을 압도한다. 아시아 선수들은 빠르고 활동반경이 크다는 특성이 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의 능력을 폭발할 수 있도록 팀을 조련하겠다."
22명의 태극전사들은 10월 6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팅 센터)에 소집돼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슈틸리케 1기 명단(22명)
▶GK=김승규(24·울산)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
▶DF=김진수(22·호펜하임) 김영권(24·광저우 헝다) 곽태휘(33·알 힐랄) 차두리(34) 김주영(26·이상 FC서울) 이 용(28·울산) 김기희(25·전북) 홍 철(24·수원)
▶MF=기성용(25·스완지시티) 이청용(26·볼턴) 손흥민(22·레버쿠젠) 한국영(24·카타르SC) 남태희(23·레퀴야SC) 이명주(24·알 아인) 김민우(24·사간 도스) 박주호(27) 구자철(25·이상 마인츠) 박종우(25·광저우 부리)
▶FW=이동국(35·전북) 김승대(23·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