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이다. 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야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지난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였다. 이후 올해 인천아시안게임까지 6번 치르는 동안 단 한번도 한국, 일본, 대만, 중국의 4강이 바뀐 적 없다. 메달은 한국과 일본, 대만의 차지였다. 단 한번도 이변이라는 것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태국, 홍콩, 파키스탄, 몽골은 출전하는데 의미를 뒀다.
항상 그랬다. 한국, 일본, 대만을 제외한 다른 팀이 야구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었다. 워낙 실력 차이가 있다보니 출전할 때부터 4강은 정해져 있고 메달을 따는 팀도 정해졌다. 다른 종목들에도 메달을 독식하는 국가들이 있다. 하지만 더러 이변이 나오거나 새로운 강자가 출현해 판도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야구는 그렇지 않았다.
계속되는 현상에 아시안게임 종목에서 퇴출될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아시안게임 종목이 계속 늘어나 지난 1994년 히로시마대회 때만해도 35개였던 종목 수가 지난 2010년 광저우대회때는 42개까지 늘어났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36개로 줄어들었지만 야구는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덕분에 정식 종목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2018년 대회는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열린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야구에 팀을 파견하지 않았다. 다음 대회에서 야구가 살아남는다는 보장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금메달을 따려고 노력하는 나라는 한국과 대만 뿐이다. 일본은 야구의 인기가 높지만 아시안게임엔 프로가 아닌 사회인야구 선수로만 팀을 꾸려 나오고 있기 때문에 팬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금메달에 병역혜택이 있고 대만 역시 은메달까지 병역혜택이 있이 아시안게임에 올인을 하고 있어 아시안게임에서 정작 야구를 즐기는 나라는 2개국 뿐.
결국 저변이 넓지 않은 야구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일본과 한국이 코치를 파견하거나 장비를 지원해 주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큰 것은 아니고 자국 리그가 없다보니 꾸준한 발전이 없는 것도 사실. 게다가 야구가 올림픽에서 퇴출되면서 각국의 야구에 대한 지원도 많이 약해진 상황이다.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안게임에서 마저 퇴출되는 것은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에서 야구를 이끌고 있는 한국과 일본, 대만이 합심해서 아시아 야구 부흥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해야할 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