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타가 그럴 선수가 아닌데…."
안종택 한국국가대표 경영팀 감독은 일본 평영선수 도미타 나오야의 카메라 절도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평영 에이스 정다래를 발굴하고 키운 안 감독은 2010년 이후 국제대회를 오가며 일본 평영 에이스 도미타와 친분을 유지해 왔다. "도미타는 일본선수 중 가장 밝은 선수였다. 활달한 성격이라서 금세 친해졌다. 수영을 좀 봐달라고 해서 싱가포르에서 담당코치 입회하에 레슨을 해준 적도 있다"고 했다. "수영도 잘하는 선수다 . 2011년 세계랭킹 1위를 찍을 만큼 뛰어난 선수였다. 도미타가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미타는 25일 카메라 절도 사건이 불거진 이후 26일 오전 평영 50m 예선전까지 뛰었다. 안 감독은 "26일 오전 일본 선수단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전날 중국에게 금메달을 많이 내줘 그런가 생각했다. 도미타의 표정도 좋지 않아 그냥 예선탈락해서 그런가보다 넘겼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 일본 선수단이 발칵 뒤집혔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도미타는 25일 한국 취재진 카메라를 훔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25일 오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시가 800만원 상당의 카메라를 훔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도미타는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다른 동료 선수의 경기를 응원하러 갔다가 사진기자 취재석에서 모 기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캐논 EOS 1DX 카메라 렌즈를 빼고 몸체만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전 사진기자의 카메라 도난 신고를 접수한 뒤 수영장 내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도미타의 절도 장면이 포착됐다. 도미타는 "카메라를 본 순간 너무 갖고 싶었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혐의를 시인했다. 일본 선수단은 도미타를 즉각 퇴출 조치하고, 27일 오전 인천 송도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나오야는 1989년생으로 일본경영대표팀의 에이스다. 일본 추쿄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했다. 팀 아레나 속으로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때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평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10년 어바인팬퍼시픽챔피언십 평영 200m에서 4위, 두바이쇼트코스세계선수권 평영 200m 1위를 기록했다. 2010년 도쿄스포츠저널리즘 클럽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신인수영선수로 지목됐다. 이번 대회 남자 평영 100m에서 1분01초25의 기록으로 4위에 그쳤고, 26일 오전 9시30분 남자평영 50m 예선전 3조에서 28초77로 3위를 기록했다.
언론과의 인터뷰때마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일본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를 언급했던 도미타는 순간적인 물욕을 제어하지 못했다. 야심차게 출전한 두번째 아시안게임, '에이스'에서 '절도범'으로 추락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