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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양학선母"은메달 보약,떨어져봐야 또올라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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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니 중학교 때 코 씩씩 불고 울던 생각이 나더라."

양학선 어머니 기숙향씨가 처음으로 국제무대에서 2위를 한 아들을 위로하며 한 말이다. 중학교때 이후 패배를 몰랐던 양학선은 25일 인천아시안게임 도마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후 눈물을 보였다. 광주체고3학년때인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나서는 모든 국제경기에서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올림픽, 2013년 앤트워프세계선수권 우승 타이틀을 모조리 휩쓴 양학선은 '도마의 신'으로 불렸다. 첫 패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은메달 시상식에서도 표정은 굳었다. 자신의 기술 하나 믿고, 맨몸 하나로 날아오른 소년에게 안방에서의 첫 패배는 시련이었다. 억지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은메달에 주변에서는 "잘했다" "수고했다"며 어깨를 두드렸지만 스스로 패배를 용납할 수 없었다. 경기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양학선은 "2등이 이렇게 씁쓸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했다. 눈물을 쏟았다.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다. 광주체고 때 이미 '여2'를 마스터 했다. 비틀기는 타고 났다는 평가를 들었다. 가벼운 몸과 단단한 근육, 부단한 노력으로 도마에 최적화된 자신만의 길을 열어왔다. 실전에 강한 강심장은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할 수 있다고 믿었고, 하겠다고 다짐했다. 내 의지를 믿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혹사당한 몸이 적신호를 보냈다. 지난해말 허리부상에 시달렸고, 부상으로 인해 훈련량이 줄자 양학선은 식사량을 줄였다. 몸무게가 불면 가볍게 날아오를 수 없다고 했다. 섭생에 문제가 생겼다. 역류성 식도염이 찾아왔고, 설상가상 추석연휴 급성편도염으로 두번이나 응급실 신세를 졌다. 인천아시안게임 선수단 결단식에서 만난 양학선의 볼을 쑥 패여 있었다. 부족한 체력, 근파워로 1260도 신기술을 연습하던 중 부상이 찾아왔다. 약해진 몸이 강력한 신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대회 개막일인 19일 햄스트링이 찢어졌다. 이후 양학선은 두터운 테이프로 허벅지를 친친 감은 채 혼신의 힘을 다했다. 전선수들이 똘똘 뭉쳐 따낸 단체전 은메달은 투혼의 결정체였다. 양학선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게 맡겨진 단 한경기도 포기하지 않았다.

양학선은 경기 직후 어머니 기씨를 만났다. 어머니와 끌어안고 눈물을 쏟았다. 경기에 들어갈 때까지 허벅지에 주사를 맞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허벅지 고통과 안방의 부담감속에 모두들 신기술, 리세광을 이야기했다.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쳤다. 아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어머니는 "2등을 했다는 게 가장 분했을 것"이라고 했다. "2등을 별로 안해봤다. 중학교 이후 늘 1등하다시피 했다. 중학교때 지고 와서 코 씩씩불고 울던 생각이 나더라며 웃었다."한번 떨어져봐야, 쓴 보약이라 생각하고 올라가지!"라며 아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씩씩한 엄마의 힐링 한마디에 양학선이 힘을 냈다. "다시 금메달 찾아와야죠!"라며 웃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