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람(28·계룡시청)이 또다시 눈물을 삼켰다.
중국의 벽은 높았다. 신아람, 최인정(24·계룡시청), 최은숙(28·광주 서구청), 김명선(25·강원도청)으로 짜인 여자 에페 단체 대표팀은 25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에게 19대43으로 패했다. 신장이 큰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한국 선수들은 시종 힘든 경기를 펼쳤다. 중반부터 5점 이상 벌어진 점수차를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에이스' 신아람이 3라운드에서 순 위엔을 상대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6-7까지 따라붙었지만, 여기까지였다.
경기가 끝난 뒤 신아람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단체전 은메달을 땄지만 신아람에겐 금메달이 절실했다. 2년전 '멈춰진 시계'를 다시 돌리고 싶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개인 준결승전. 신아람은 '멈춰진 1초'의 희생양이 됐다. 당시 신아람은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 5-5로 맞선 채 돌입한 연장전에서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석패했다. 피스트에 주저 앉은 신아람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통한의 눈물을 뚝뚝 쏟아냈다. 3~4위전에서도 패해 메달을 얻지 못했다.
절치부심, 신아람은 지난 2년동안 묵묵하게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유독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우승은 2012년 아시아 펜싱선수권, 2013 브라질 펜싱 월드컵 정도다. 종합대회 금메달이 절실했다.
이번 대회 에페 개인전에서도 세계랭킹 3위 순 위지에(중국)를 맞아 선전했지만 연장 승부 끝에 5대6으로 패하고 말았다. 단체전 금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몸이 무거웠다. 개인전 결승전에서 서두르다 상대의 역습을 받아 패한 기억 때문에 과감하게 공격하지 못했다.
금메달 획득으로 최고의 한해를 만들고 싶었던 신아람. 아쉬움은 컸지만 도전을 끝나지 않는다.
고양=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