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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안방 국제대회 생소, 박태환 100m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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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잘 생각해보자. '수영천재' 박태환(25)이 우승을 차지하고, 금빛 레이스를 펼친 대회 장소는 모두 해외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 등 메이저대회는 모두 국외에서 물살을 갈랐다. 반대로 얘기하면, 안방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물살을 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태환이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실 해외에서 레이스를 하면 더 큰 부담을 안고 경쟁한다고 알고 있다. 물살 등 수영장 환경에 적응이 필요하다. 물도 다르다. 물을 잘타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데 수질과 느낌을 잘 파악해야 하는 것도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박태환에게 안방은 생소하다. 많은 눈이 자신만 바라보고 있다.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을 것이다. 영법 자체나 레이스 운영 전략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수영도 '멘탈 게임'이다. 심리적인 면을 무시할 수 없는 운동 중 하나다.

그래서 더 아쉽다. 박태환이 지난 6여년간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강심장'이었다. 2004년 생애 첫 아테네올림픽에서 실격한 후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예선탈락했지만, 나머지 대회에선 제 몫을 했다. 헌데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과 홈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어색하고 낯설었을 것이다. 차라리 이번 아시안게임이 외국에서 펼쳐졌으면 박태환의 모습은 어땠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m에 '올인'한다. 26일 자유형 1500m가 남았지만, 장거리는 자신의 주종목이 아니다. 1500m에서 좋은 기억이 없다. 중국의 쑨양이 세계 최강자다. 그렇다면 승부를 낼 수 있는 것은 자유형 100m 뿐이다. 이 종목에는 쑨양이나 하기노는 출전하지 않지만 여기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다. 이 종목의 가장 강력한 적수는 지난해 9월 48초27로 아시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닝제타오(21·중국)다. 닝제타오는 23일 열린 자유형 50m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단거리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올시즌 박태환의 최고기록인 48초42보다 앞서 있다. 여기에 일본의 시오우라 신리(48초69)도 금메달을 노리는 후보다. 역시 만만치 않은 승부다.

한국 스포츠 역사도 바꿀 기회가 찾아왔다. 박태환은 현재까지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이 총 18개(금6, 은3, 동9)다. 한 개만 더 보태면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을 가진 사격 박병택(19개·금 5, 은 8, 동 6)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에 대해 박태환은 "값진 기록을 다 이루고 싶다. 매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겠다. 100m를 열심히 준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