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루이스 판 할(63) 감독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네덜란드 축구전설' 루드 굴리트(52)마저 등을 돌렸다.
굴리트는 최근 네덜란드 언론 디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판 할의 리빌딩은 방향부터 잘못됐다. 집을 기초부터 닦지 않고 지붕부터 짓는 격"이라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굴리트는 "상식적으로 집을 지으려면 기초부터 닦아야한다. 축구의 기초는 수비"라면서 "판 할은 지붕부터 짓기 시작했으니 무너지는 게 당연하지 않나. 내 생각에 이건 미친 짓"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그가 왜 수비진부터 보강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네마냐 비디치와 리오 퍼디낸드, 파트리스 에브라 등 경험 많은 수비수들이 빠진 자리를 메우지 못한 것은 영입 플랜을 주도한 판 할의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판 할은 이번 여름 맨유 수뇌부로부터 2500억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받았다. 이를 통해 로빈 판 페르시-웨인 루니-후안 마타 등 기존 공격진에 라다멜 팔카오, 앙헬 디 마리아 등 막강한 공격수들을 더하며 호화 라인업을 구축했다. 반면 약점이었던 수비진은 루크 쇼, 마르코스 로호, 달레이 블린트 등 유망주 영입에 그쳤다.
그 결과 맨유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3-5로 역전패하며 5라운드까지 1승2무2패(승점 5점), 리그 12위라는 끔찍한 성적을 냈다. EPL 출범 이래 맨유가 받은 최악의 성적표다. 리그컵 1라운드에서도 3부리그 MK돈스에 0-4로 참패하는 망신을 당했다.
굴리트는 앞서 판 할의 맨유 부임 당시에도 "맨유는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쉽지 않은 팀"이라면서 "판 할은 EPL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EPL은 그간 판 할이 겪었던 분데스리가나 프리메라리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우려했었다. 굴리트는 EPL의 첼시와 뉴캐슬, 세리에A의 AC밀란과 삼프도리아, 에레디비지에의 PSV에인트호번과 페예노르트 등 다양한 리그에서 감독 생활을 한 바 있다.
맨유는 오는 27일 웨스트햄, 다음달 5일 에버턴과의 경기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