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후 인천 문학구장 지하1층 믹스트존에 들어선 대만 루밍츠 감독의 표정은 무척 어두웠다.
접전 양상으로 진행되기를 바랐던 승부가 초반에 결정나 버렸기 때문이었다. 대만은 1회 선발투수 왕야오린이 무너지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가 되고 말았다. 왕야오린은 강정호에게 결정적인 3점홈런을 허용하는 등 단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5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작부터 기세가 눌린 대만은 결국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0대10으로 8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한국 취재진 앞에 선 루밍츠 감독은 "한국이 뛰어난 팀이고 실력있는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 투수진 말고도 다른 모든 부분이 우수했다"며 한국의 전력을 인정한 뒤 "강력한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선발투수는 스피드와 제구력이 다 좋았다"며 양현종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루밍츠 감독은 이날 대만 투수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천관위에 관한 질문에 "1,2번 투수들이 무너지는 바람에 천관위를 내세웠는데 잘 던졌다. 결승전에서 천관위를 선발로 올릴지는 앞으로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루밍츠 감독은 대패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치 않은 듯 더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