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의 금메달이었다. 장대규(38) 김준홍(24·이상 KB국민은행) 송종호(24·상무)가 나선 한국 속사권총 대표팀은 24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송종호가 584점을, 장대규가 582점, 김준홍이 581점을 쐈다. 총합 1747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이후 이 종목에서 따낸 금메달 뒤에는 김준홍과 송종호의 '20년 우정'이 있었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다. 계속 우정을 나누어왔다. 둘은 다시 군대에서 만났다. 김준홍은 서울고와 한체대를 거쳐 상무에 입대했다. 실업팀에서 러브콜이 많았지만 입대를 선택했다. 사격을 더욱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욕심에서였다. 들어가니 친구 송종호가 있었다. 송종호는 다른 종목을 하다가 고3때 25m 속사권총을 시작했다. 대학에 가서 맹훈련을 했지만 훈련 여건이 좋지 않았다. 부사관으로 상무에 입대했다.
둘은 군대에서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김준홍은 올해 6월에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4차 선발전에서 592점으로 속사권총 한국 신기록을 썼다. 7월 베이징 월드컵 본선에선 593점을 쏴 세계신기록과 타이를 이루었다. 9월 초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종호 역시 김준홍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를 누볐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둘은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자고 다짐했다. 든든한 맏형 장대규와 함께였다. 서로 격려를 해가며 훈련을 견뎠다. 결국 20년지기는 약속을 지켜냈다.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어 열린 결선에서는 김준홍이 금메달을 차지하며 2관왕이 됐다. 초반에는 다소 부진했다. 3발씩 3번째시리즈까지는 11점으로 4위에 불과했다. 김준홍은 서바이벌에 강했다. 탈락이 시작되는 4번째 시리즈부터 집중력을 발휘했다. 4~7번째 시리즈까지 4차례 모두 4점 이상을 맞추었다. 그 사이 송종호와 장대규가 탈락하며 각각 6위와 5위를 차지했다. 홀로 중국 선수들과 맞섰다. 7번째는 5점 만점을 받았다. 마지막 상대는 중국의 장지안이었다. 김준홍이 먼저 쐈다. 5개의 과녁 가운데 3개를 맞추었다. 장지안이 4점 이상이면 슛오프였다. 하지만 장지안이 3점을 쐈다. 금메달은 김준홍의 몫이 됐다.
김준홍은 "금메달을 딸 줄은 몰랐다. 가족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전에서는 형(장대규)과 친구(송종호)와 함께 우승해서 좋다"고 했다. 그는 "9월 9일에 전역했다. 즐거운 기분을 이어가 개인전 금메달까지 딴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송종호는 "개인전에서는 메달을 못 땄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만족한다"고 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