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나 혹은 주위가 빙빙 도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터. 혹은 주위 환경이 상하좌우로 이동하는 느낌이나 곧 넘어질 것 같은 느낌, 눈 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는 모두 어지럼증의 한 증상이다. 어지럼증 환자들은 이러한 증상에서 더 나아가 곧바로 설 수 없는 느낌이나 전신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렇게 평형감각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면 자율신경 증상도 동반되어 토할 것 같은 오심이나 구토 및 식은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뇌의 이상이나 귀의 문제 이외에도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 미주신경성 실신 같은 심혈관 질환과 안과질환, 원인불명의 어지럼증 등 수없이 많지만, 어지럼증을 경험한 환자들이 걱정하는 문제는 혹시나 뇌의 이상(뇌경색, 뇌출혈 등)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어지럼증을 주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2/3 이상은 귀의 이상으로 인한 말초성 어지럼증이다.
말초성 어지럼증의 원인도 다양하지만 양성발작성체위성현훈(이석증, BPPV)과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을 가장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위치한 영 이비인후과 오영택 원장에게 각 질환의 상세한 증상이나 치료방법을 들어봤다.
-이석증
이석증은 귀 속에 있는 '이석'이라 불리는 작은 돌부스러기에 의해 생기는 병으로, 주로 아침에 일어날 때 회전감과 함께 평형장애를 발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고개를 숙이거나 돌리거나 눕는 순간 어지럼증이 발생하며 지속시간은 수초에서 수분에 이른다.
특별한 치료가 없이도 2개월안에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자세를 변경하면서 이석을 제 위치로 돌려 놓는 이석치환술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이석치환술 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거나 진단이 애매한 경우, 운동요법을 처방 받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메니에르병
귀가 멍한 증상과 함께 이명, 난청과 함께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질환으로 발병 초기에 경도의 난청이 나타나다 병이 점차 진행되면 청력소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분에서 수 십분 동안 지속되는 회전성 어지럼증과 함께 오심, 구토를 동반하며, 귀에 무엇이 꽉 차 있거나 막힌 듯한 이충만감, 청력저하가 같이 나타날 때 의심할 수 있다.
달팽이관의 압력 증가가 원인으로 대부분 약물치료로 호전될 수 있으며, 드물게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 이외에도 저염식이 필요하며 과로, 스트레스, 술, 담배,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전정신경염
내이에는 몸의 평형을 감지하는 전정기관이 있으며, 여기서 수집된 평형감각정보는 전정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전정신경염은 이 전정신경 자체에 생긴 염증으로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심한 어지럼증이 수시간에서 수일 동안 지속되며 오심, 구토, 식은 땀 등의 자율신경 증상도 심하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심한 어지럼증을 가라앉히기 위하여 전정억제제를 같이 처방하지만, 회복기에는 가능하면 약을 끊고 전정재활치료를 받아야 빨리 회복될 수 있다.
부산 어지럼증 진료병원 영이비인후과 오영택 원장은 "어지럼증은 원인이 다양하며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어지럼증이 어떤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것인지 정확하게 진단한 후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