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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이라진 엄마의 金메달꿈"대통령이 업어주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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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아기 라진이를 업어주는 꿈을 꿨다."

'투혼의 펜서'이라진(24·인천중구청)이 20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사브르 결승에서 '런던올림픽 챔피언' 김지연을 15대1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생애 첫 국제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절친 선배' 김지연을 처음으로 넘었다.

경기 직후 도핑테스트를 하러가는 이라진을 자원봉사요원이 급히 불러세웠다. "어머니가 오셨어요." 이라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마? 우리 엄마요?" 이라진의 소속팀 장기철 인천중구청 감독과 함께 환한 미소의 엄마가 달려왔다. "엄마 언제 왔어? 온 줄 몰랐어!" "알면 부담될까봐…." 엄마는 장한 딸을 끌어안고 볼을 부볐다. "엄마 나 도핑하러 가야해." 5개월만의 금메달 상봉은 30초만에 끝났다. 금메달리스트 딸이 황급히 자리를 떴다. '라진엄마' 김선희씨는 부산에서 이날 상경했다. 딸의 경기를 보기 위해 수개월전에 표를 예매했다. 딸에게는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 "딸이 경기장에 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몰래 왔다. 오늘도 안보고 그냥 갈까하다가…." 엄마는 늘 '그림자 뒷바라지'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쓸까 염려했다.

김씨는 "딸을 지난 4월에 보고 오늘 처음 보는 것"이라고 했다. 여름휴가때는 소속팀 전지훈련 때문에, 추석 연휴때는 아시안게임 훈련때문에 집에 오지 못했다. 태릉선수촌에서도 펜싱대표팀은 단내나는 훈련으로 악명높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만에 상봉한 딸은 엄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금메달을 선물했다.

이라진은 인터뷰에서 "다들 '깜짝 금메달'이라고 하는데 나는 아니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 내가 내스스로에게 선물을 한 것같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엄마' 김씨는 '팔이 안으로 굽는' 솔직한 대답을 내놨다. "라진이가 큰 국제대회에서 항상 (김)지연이의 벽에 부딪쳐서 엄마로서는 마음이 아팠다. 처음으로 2인자의 설움을 떨쳤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치원때부터 운동신경이 탁월했던 딸에게 선생님들마다 골프, 여자축구 등 운동을 권했다. 해운대 양운중학교 진학후 여자펜싱팀이 창단됐다. 딸이 펜싱의 길을 원했고, 부모는 아낌없이 지원했다. 부산디자인고-동의대를 거치며 국가대표, 펜싱에이스로 성장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수없이 많았다. "라진이는 보이시하면서도 마음이 여린 아이다. 대학교 시절과 실업팀 창단과정에서 이런저런 마음고생도 많이 겪었다"고 했다. "대학교때 힘든 일을 겪으면서 슬럼프가 왔다. 너무 힘들어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때마다 아이를 설득하고 격려했다"고 털어놨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다보니 이런 날이 온 것같다"며 웃었다.

엄마는 지난 일주일간 마음속 깊이 품어온 금메달 꿈을 공개했다. "딱 일주일전 꿈에 박근혜 대통령이 나와서 어린 라진이를 업어주는 꿈을 꿨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딸의 휴대폰 메신저부터 확인한다. 꿈에서 깨자마자 아이의 메신저를 보니 '힘!'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었다. 느낌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한밤 부산으로 내려가는 길, 딸에게 축하메시지를 띄웠다. '너무 힘들게 운동했는데, 금메달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브라질 리우올림픽때까지 파이팅하길 바래. 사랑한다. 딸!'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