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중요한 화두는 홈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야구경기가 열리는 인천 문학구장이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기 때문이다.
SK 와이번스의 홈경기장으로 쓰이는 문학구장은 좌-우 95m, 중앙 120m의 비교적 작은 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5m)에 비하면 확연히 작다. 특히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가 가장 짧다. 같은 95m인 부산 사직구장은 펜스 높이가 4.85m나 돼 쉽게 홈런이 나올 수 없지만 문학구장은 2.42m로 낮은 편이어서 쉽게 넘어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올시즌엔 문학구장에서 열린 59경기서 총 130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2.2개의 홈런이 나왔다. 목동구장(3.13개)나 대구와 대전(이상 2.26개)에 비해서는 적은 수지만 많은 편이다.
지난 2년간은 문학구장이 홈런공장이었다. 2012년엔 66경기서 107개의 홈런이 나와 경기당 1.62개로 1위였고, 지난해에도 64경기서 142개의 홈런이 나와 2.22개로 목동(64경기 111개-평균 1.73개)을 제치고 최다 홈런 배출 구장이 됐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인 것은 분명 타자에겐 좋다. 특히 홈런타자들이 즐비한 한국야구대표팀에겐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48개로 홈런 1위인 박병호와 38개로 2위인 강정호, 29개로 공동 5위인 나성범이 클린업트리오가 돼 상대 투수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나지완(19개) 김현수(16개) 강민호 손아섭(이상 14개) 이재원 황재균 김민성(이상 12개) 민병헌(11개) 등 대부분이 두자릿수 홈런을 쳐 어느 타순에서도 한방을 터뜨릴 힘이 있다.
그런데 이 많은 홈런 타자들이 이상하게 문학구장에서는 힘을 많이 쓰지 못했다. 박병호가 7경기서 1개의 홈런에 그쳤고, 강정호와 나성범도 2개밖에 치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문학구장 최다 홈런 선수는 3개를 친 손아섭이다. 적은 경기수를 감안해도 홈런 수가 적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래도 홈런은 상대 투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번엔 손맛을 제대로 볼 수도 있다.
투수들에겐 스트레스다. 잠실구장같은 큰 구장에선 웬만해선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투수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문학이나 목동같은 홈런이 많은 구장에서 던질 땐 실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과중되는 긴장이 오히려 실투를 유발한다.
홈런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어느 팀을 울리고 웃길까. 한국이 홈런으로 웃음꽃이 활짝 피길 기대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