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태국전을 시작으로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레이스가 시작된다. 대표팀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예선 첫 경기를 시작으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대표팀은 예선 3전 전승을 거둔 후, 준결승-결승 승리로 금메달을 노린다. 대표팀이 5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의 최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봤다.
▶최상 시나리오, 류중일 감독 용병술대로 술술
사실상 예선 태국전과 홍콩전은 큰 걱정이 없다. 두 번째 경기인 24일 대만전이 문제다. 류 감독은 이 경기에 양현종(KIA 타이거즈) 선발 투입을 예고했다.
사실 가장 강한 투수인 김광현(SK 와이번스)와 양현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쉽게 생각하면 두 사람이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나눠 던지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예선에서 대만에 지면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고, 일본전을 이긴다 해도 결승에서 또다시 대만을 만날 확률이 높기에 류 감독은 '아예 예선부터 잡고 가자'라는 작전으로 양현종 조기 투입 시나리오를 완성시켰다.
최상 시나리오다. 태국전에서 결승전에 나갈 김광현이 승-패 관계없이 60~70개 정도의 공을 던지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다. 타자들도 약한 태국 투수들을 상대로 많은 점수를 뽑아내며 대만전 준비를 한다. 그리고 대만전 양현종은 이 경기 외 등판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혼신의 투구를 다한다. 태국전에서 몸을 푼 타자들은 대만 젊은 투수들의 강속구도 무리 없이 때려낸다.
쉬운 상대인 홍콩은 아마추어 투수 홍성무(동의대)가 책임지다시피 한다. 그리고 준결승 상대로 유력한 중국전은 아껴놨던 이재학(NC 다이노스), 이태양(한화 이글스) 등 젊은 투수들이 책임진다. 이들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불펜진을 아끼면 결승전을 치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대망의 결승전. 태국전 등판 이후 5일을 쉰 에이스 김광현이 마운드를 책임진다. 홈구장으로 익숙한 문학구장이라 김광현이 많은 응원을 받으며 씩식하게 던진다. 여기에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불펜을 이끄는 임창용-안지만-봉중근-유원상이 뒷문을 완벽하게 틀어막는다.
▶최악 시나리오, 대만전 꼬여버리면...
대표팀이 예선 2차전 대만전에 애를 먹는다. 생소한 상대 투수 공에 경기 초반 적응하지 못하며 점수를 뽑지 못하고,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양현종이 오랜만의 등판에 제구 불안을 노출하며 선취점을 빼았긴다.
이렇게 예선에서 대만에 패하게 되면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이 사회인 선수들이라 크게 강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야구 기본기는 갖췄다. 그리고 문제는 그들의 전력이 아니다. 우리 선발로 나설 이재학, 이태양 등이 첫 국제대회, 그리고 준결승 일본전의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경기 초반 무너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양현종 카드를 일찍 뽑아든 승부수가 독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나리오다.
어렵게 일본전을 승리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사실상 결승에서 대만이 기다린다. 예선에서 한 번 패했던 팀이기에 경기 초반부터 긴장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상대는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특히, 주축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분위기를 타면 더욱 무서운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은 특성상 금메달 아니면 의미가 없다. 다른 메달을 따도 충분히 박수받을 수 있지만, 선수단 스스로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은 한국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뛰는 최고의 선수들인데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병역 혜택도 사라지고 만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탈락으로 자존심을 세우지 못했던 류중일 감독도 2연속 국제대회 실패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