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소속팀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센트럴리그 우승을 사실상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내주고, 시즌 막판에 히로시마 카프와 2위를 경쟁하고 있다. 9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20일 현재 히로시마에 반게임 뒤진 3위. 시즌 중반까지 요미우리와 2~3게임차를 유지하며 우승을 노렸는데, 후반기에 뒷심이 부족했다. 그런데 올 해 오승환 등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한신은 어떻게 됐을까.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외국인 선수 농사만큼은 최고인 한신이다.
외국인 마무리는 믿음직스럽고, 외국인 에이스는 든든하며, 외국인 타자들은 펄펄 날았다.
올 시즌 한신의 중심 타자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마우로 고메스. 지난해까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던 고메스는 오승환과 마찬가지로 지난 겨울 한신에 합류했다. 4번 타자로 영입된 고메스는 개인적인 일로 스프링캠프에 늦게 합류하고, 또 시범경기 때까지 부상과 훈련 지연으로 우려를 샀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비웃듯 맹활약을 펼치며 한신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고메스는 20일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즈전에서 4안타 3타점을 때려 102타점을 기록했다. 한신의 1년차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100타점을 돌파했다. 그는 세번째 타석에서 시즌 25호 홈런을 터트렸다. 고메스는 20일 현재 센트럴리그 타점 1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 3위에 랭크돼 있다.
또 다른 외국인 타자 매튜 마튼 또한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현재 3할4푼1리로 타격 1위, 79타점으로 타점 4위다. 타격 2위 기쿠치 료스케(히로시마 카프)가 3할2푼3리에 머물고 있어 타격왕이 유력하다.
2010년 한신 유니폼을 입고 5번째 시즌. 마튼은 2010년에 214안타를 때려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수립한 선수다. 2010년, 2011년, 2013년에 최다안타왕 타이틀을 차지한 마튼은 20일 현재 169개로 이 부문 4위에 올라있다. 1위와 6개차다.
마운드의 중심도 외국인 선수다. 에이스인 랜디 메신저는 13승(9패)을 거둬 다승 1위, 평균자책점 3.22로 4위, 탈삼진 218개로 1위다. 2010년 한신에 입단한 그는 12승을 넘어 자신의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승을 기록했다. 195⅓이닝을 던져 투구 이닝도 1위다.
여기에 오승환이 35세이브를 기록,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첫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를 기록한 오승환은 선동열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 최다 세이브(38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 56경기에서 56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고 있다.
타격와 타점, 다승, 마무리 1위를 보유하고도 우승을 놓친 한신.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