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찾는 중장년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구인구직포탈 알바몬이 최근 10년 간 자사 사이트에 등록되는 35세 이상 중장년 이력서의 등록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알바몬이 최근 7월 한달 동안 사이트에 새롭게 등록되는 35세 이상 중장년층의 이력서수를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간 해당 연령 신규 이력서의 증가폭이 무려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7월 한달간 새롭게 등록된 35세 이상 중장년층 이력서는 모두 5054건으로 10년전인 2005년의 699건에 비해 무려 7.2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의 이력서 증가폭이 두드러져 2005년 336건이던 중장년 여성의 신규 이력서는 올해 같은 기간에는 3342건에 달하며 무려 9.9배의 증가를 보여줬다. 반면 남성의 경우 363건에서 1712건으로 4.7배가 증가해 여성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특히 2005년에는 중장년 남성의 이력서가 약 1.1배 가량 여성의 이력서에 비해 많았으나 2006년부터 여성 이력서가 증가하기 시작해 올 7월에는 중장년 여성의 이력서가 남성에 비해 약 2배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중장년층에서 여성 이력서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알바몬을 총괄 운영하는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정규직에 편입하지 못한 구직자들이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과거 대학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알바 구직이 중장년층으로 중심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경력 단절 여성들이 서비스업, 유통/판매 업종을 위주로 재취업에 나서면서 관련 이력서가 전체 중장년 이력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35세 이상 중장년층 이력서를 살펴보면 장기 근무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20대는 기피하는 영업 및 생산직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올 7월 한달간 알바몬에 등록된 35세 이상 이력서의 희망 근무 기간을 살펴보면 1년 이상을 희망하는 이력서가 무려 67.5%로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이어 6개월~1년이 12.7%로 그 뒤를 잇는다. 반면 1주일 이하를 시작으로 6개월 이하까지 단기직을 선호하는 이력서는 각 기간별로 4~5%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며 모두 합쳐 20%가 채 되지 않는다. 특히 1년 이상 장기직에 대한 선호도가 여성이 71.3%로 남성(59.4%)에 비해 10%p 이상 크게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업종별로 살펴보아도 전 연령층에 두루 인기 있는 서비스직, 유통/판매 업종 외에 생산/건설/노무, 고객상담/리서치/영업 업종이 나란히 인기 순위 상위에 위치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 두 업종은 각각 성별에 따른 선호도 비중이 2배 가량 벌어진 것도 특징적이었다. 즉 생산/건설/노무는 남성의 비중이 21.1%로 여성(9.4%)에 비해 약 2.2배에 달했다. 생산/건설/노무 업종의 경우 업무 강도로 인해 20대 알바 구직자가 선호하지 않는 대표적인 업종이지만, 35세 이상 남성에서는 이력서 등록 비중이 21.1%로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로 꼽혔다. 반면 고객상담/리서치/영업 업종은 여성 선호도가 11.3%로 남성(5.8%)에 비해 1.9배 가량 높았다.
이처럼 다른 연령층에서는 비인기 업종으로 꼽히는 알바가 중장년층에서는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과 경쟁률을 겨냥한 전략적 구직활동의 결과물이라고 진단한다. 알바몬 이영걸 이사는 "중장년층의 경우 구직과정에서 20대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자신의 특장점을 살리는 구직전략을 취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상대적으로 20대는 기피하는 고객상담/영업 업종에서 안정된 말투와 목소리를 앞세워 재취업에 성공하는 경력 단절 여성이 많은 것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