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이 처음인 선수들은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투수 이태양(24)도 마찬가지다. 방 안에 침대밖에 없는 선수촌의 특성을 잘 몰라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 시간을 보내기 위한 '필수품'도 갖고 오지 못했다.
이태양은 6인 1실인 선수촌에서 김광현과 양현종, 나지완, 이재학, 한현희와 함께 생활한다. 동갑내기 이재학과는 룸메이트다. 선수촌 생활을 묻자 이태양은 "TV도 없고, 노트북도 가져오지 않아 할 게 없더라. 운동을 더 해야겠다"며 웃었다.
그래도 방 안에서 신경 쓸 게 있었다. 함께 생활하는 투수 중 대표팀의 두 기둥인 김광현과 양현종을 극진히 모시는 것이다. 이태양은 "형들의 기를 뺏어선 안 된다. 우리 기운을 드려야 한다"며 "무조건 잘 모셔야 한다. 형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우리가 뭐든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역혜택이 달린 대회인 만큼, 이미 군면제가 된 선수들에 대한 대표팀 선수들의 예우는 남다르다. 게다가 김광현과 양현종은 대표팀의 성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원투펀치. 이태양 등 '방졸'들은 두 선배를 극진히 모시고 있다.
이태양은 첫 국제대회임에도 부담감을 느끼기 보다는 빨리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그는 "걱정되는 것보다는 빨리 나가고 싶다. 언제 나갈 지 모르지만, 등판이 기다려진다. LG와 평가전 때는 몸이 붕 떠있는 것 같았는데 오늘 피칭하니 느낌이 좋다"고 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