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19시19분 카운트다운과 함께,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잔치,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16일 열전의 막을 올렸다.
임권택 총감독과 장 진 총연출이 진두지휘한 개회식은 '45억의 꿈, 하나 되는 아시아'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총 4부로 구성된 개회식은 45억 아시아인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1부 '하나 되는 아시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에서는 '굴렁쇠소녀'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에서 감동을 준 '굴렁쇠 소년'을 재현한 '굴렁쇠 소녀'의 등장은 아시아 스포츠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잇는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 인천시민들의 청사초롱이 밝은 불빛을 밝힌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했다.
2부에서는 세계적인 거장 임권택 감독 특유의 상상력과 연출력이 빛났다. 첫번째 문화공연, '새로운 아시아, 희망의 노래'에서는 고은 시인의 '아시아드의 노래' 시 낭송으로 시작됐다. '노래하라, 노래하지 않을 수 없는 날 노래하라. 몇 천년의 아시아를, 몇 천년의 지혜를 이어온 아시아를 노래하라. 몇 천번의 내일을 가슴에 새긴 아시아의 밤과 낮을 노래하라. 기쁨 가득히오늘 아시아를 노래하라.' 시 낭송의 끝자락에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의 '아시아드의 노래' 아리아가 오버랩됐다. 고은의 시에 대한민국 대표 국악작곡가 김영동이 곡을 붙인 '아시아드의 노래'는 성악가 조수미와 인천시립오케스트라, 국립국악관현악단, 인천시립합창단, 인천시민합창단 919명의 대편성으로 구현되며 가슴 뜨거운 감동을 이끌어냈다.
2부 두번째 문화공연 '인천 하나된 아시아를 만나는 곳'에서는 '아시아가 사랑하는 배우' 장동건, 김수현과 뮤지컬 스타 정성화 옥주현 등이 중심에 섰다.오래전 아시아의 45개국이 어쩌면 하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상상의 이야기를 4막으로 구현해냈다. '심청전'의 배경이 인천이라는 점에 착안해, 아시아인들이 함께하는 희망의 바다를 노래했다. 장동건의 내레이션이 주경기장에 울려퍼지자 관객들의 탄성이 터졌다. 오래전 아시아의 평화와 전쟁, 그리고 소녀에게 굴렁쇠를 돌려줬던 배우 장동건과 김수현이 아시아를 만나러 떠나는 판타지 내러티브가 이어졌다. '굴렁쇠소녀'가 아시아를 향해 출항하는 배에 '별그대' 김수현이 동행하고, 뮤지컬 스타 정성화, 옥주현, 양준모, 마이클리, 차지연이 '만나면 (We meet again)'을 열창하자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3부 '하나된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에선 개최국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등장하면서 세계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빛낸 자랑스런 8인이 기수로 등장했다. 아시아 최초로 히말라야 완등을 기록한 산악인 엄홍길,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보스턴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이봉주,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 한류배우 현빈,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동양인 최초 수석발레리나 강수진, 대한민국 최초의 귀화 국회의원 이자스민, 최연소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른 골프선수 박세리,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가 무대에 나란히 서서 발을 맞췄다. 감동의 주인공들이 호명될 때마다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태극기 게양 직후 45개국 선수단의 입장이 시작됐다. 선수단은 네팔, 동티모르, 라오스 등 가나다순으로 입장했다.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공식명칭에 따라 104명의 선수단이 일본과 중국 사이, 30번째로 입장했다. 개최국 한국은 마지막에 입장했다. 김영수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의 환영사, 세이크 아카드 알파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장(OCA)의 개회사에 이어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개회를 선언했다.
개회선언 직후 '대한민국 스포츠 레전드' 하형주, 여홍철, 윤경신, 박주봉, 백옥자, 현정화, 장미란, 신정희 등이 대회기 기수단으로 나섰다. 대한민국 스포츠사 발전에 기여한 레전드들이 소개될 때마다 뜨거운 함성이 이어졌다. 이어 양궁 국가대표 오진혁과 펜싱국가대표 남현희, 하키 김홍래 심판, 서혜정 리듬체조 심판이 각국 선수와 심판을 대표해 선수 및 심판 대표는 페어플레이와 엄정한 경기 진행을 다짐하는 선서를 했다.
마지막 4부 '미래의 불을 든 우리'는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였다. 성화 점화가 이뤄졌다. 대회 홍보대사인 JYJ가 인천 아시안게임 주제가 '온리 원'을 열창하는 가운데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릴레이 주자로 성화 바통을 이어받았다. 1주자 '국민타자' 이승엽이 스타디움으로 들어서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2주자 '골프여제' 박인비, 3주자 '빙상 레전드' 이규혁, 4주자 '농구여제' 박찬숙, 5주자 '테니스 황제' 이형택 의 이어달리기에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 2명의 김영호(12·다이빙) 김주원(13·리듬체조) 꿈나무 선수들이 성화봉을 이어받았다. 마침내 최종 성화 점화자가 등장했다.
반전은 없었다.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있으며 중국에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통해 아시아의 화합에 기여한 OOO씨'로 소개되며 전날부터 핫이슈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던 그녀, '한류스타' 이영애가 최종 점화자였다. 이영애와 2명의 스포츠 꿈나무가 점화대에 불을 붙였다.
16일간 인천을 밝힐 성화가 점화된 후 JYJ와 싸이의 짜릿한 축하공연이 아시아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JYJ가 '엠티(EMPTY)'를 열창했고, 대한민국 싸이는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과 '챔피언'을 협연했다. 현란한 피아노 선율에 어우러진 '국제가수' 싸이 특유의 신나는 랩에 축제의 밤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무대위 각국 선수단들도 국기를 흔들며 리듬에 몸을 맡겼다. 피날레는 '월드스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다. "대힌민국의 경사다. 마지막 가문의 영광이다. 45억의 축제를 저 혼자 장식하기에는 힘이 미약하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멋있는 것은 관객이다. 모두 일어나셔서 아시아 손님을 환영하는 의미로 6만명이서 합창하고 말춤 한번 추도록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가 흐르자마자 6만 관중석, 아시아 45개국이 하나가 됐다. 신명나는 말춤으로 인천아시안게임의 유쾌한 개막을 축하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