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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준비부족"외신 비판,마지막 점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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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도 하기 전에 구설에 휩싸였다. 일본 중국 등 외신들이 인천의 아시안게임 준비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2일부터 각국 선수단이 인천 구월동 아시아드선수촌에 입촌했고, 14일부터 남녀 축구경기를 시작으로 예선전이 시작됐다. 개막이 코앞인데 현장은 아직도 준비중이다. 개막전부터 현장을 접한 미디어와 선수단에서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우왕좌왕' 불통의 경기장

미디어는 각국에 '대한민국 인천'을 전파하는 매개다 . 이들의 눈에 비친 인천이 아시아 전역에 그대로 전해진다. 지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각국 기자들이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에 찍어올린 황당한 화장실과 흙탕물 욕조 사진이 전세계에 퍼져나간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가장 먼저 인천에 첫발을 내딛은 미디어의 첫 인상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14일, 가장 먼저 막을 올린 남녀 축구 예선전 현장 시설과 운영 실태는 허점투성이였다. 14일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여자축구 인도-몰디브전, 인도가 15대0으로 대승했다. 기록지를 요구하자, 현장에 배치된 스태프들이 우왕좌왕했다. 15골이 터지는 바람에 득점 장면을 줄줄이 놓쳤다. 기록지는 실시간으로 작성되지 않았다. 해당국가에 직접 문의해야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곧바로 이어진 한국-태국전 경기 시작 30분 전, 선수 엔트리를 요청하자, 취재진이 너무 많이 와 준비가 안됐다는 생뚱맞은 대답이 돌아왔다.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 골키퍼 전민경의 이름을 영어표기(Jun Minkyung)만 보고 "'준'민경"으로 호명했다. 안방에서 자국선수 이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이날 인천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진 남자축구 사우디-라오스전도 마찬가지였다. 라오스 감독의 이름이 표기되지 않았다. 경기후 감독 기자회견을 진행한 미디어 담당관도 감독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북한-중국전 기자회견은 가관이었다. 대부분이 한국 취재진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담당관은 한국어 없이 영어통역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장 역시 준비가 부족했다.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 기자회견장에는 책상도 없이 의자 수십개만 갖다놓았다. 기자실 입구에 안내 책임자도, 노트북에 필요한 전원공급장치도, 인터넷 연결선도 없었다. 와이파이가 설치돼 있지만 비밀번호가 공유되지 않아 무용지물이었다. 그나마 국내 취재진은 휴대폰 핫스팟 등을 이용해 기사를 송고했지만, 외신기자들은 우왕좌왕했다.

이튿날 여자축구 일본-중국전 현장은 더욱 심각했다. 2011년 FIFA 여자월드컵 우승,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일본의 여자축구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당연히 구름 취재진이 예상됐다. 40여 명의 일본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라이브 중계도 이뤄졌지만, 기자석은 턱없이 부족했다. 송고 시간이 닥쳐오자 일본 기자들은 울상이 됐다. 본사로 전화해 현장 상황을 전하는 일본 기자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어떻게 이런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기자석도 없고, 무선 인터넷도 안잡힌다. 주변 환경이 무섭다. 어떻게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인포메이션 센터도, 물어볼 사람도 안보인다." 그야말로 '멘붕(멘탈붕괴)'이었다.

▶선수단-외신이 말하는 인천아시안게임 첫인상

12일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에 입촌한 각국 선수단의 불만도 줄을 이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16일 '일본 남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선수촌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22층을 도보로 왕복했다'고 전했다. 미드필더 노쓰다 가쿠토는 TBS와의 인터뷰에서 "(22층까지 오르내리는 게) 솔직히 힘들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타 동에 위치한 선수들도 엘리베이터 고장 문제로 곤욕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남자 배구 대표팀의 고시카와 유우(JT)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아 17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인천 구월동에 지어진 선수촌은 22개동 2200세대 규모로 대회 기간 1만5000여명의 선수들을 수용한다. 대회 후에는 '보금자리 주택' 민간 분양으로 전환된다. 냉난방 시설 뿐 아니라 엘리베이터,욕조 배수, 방충망까지 각종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일본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노자와 히데유키(FC도쿄)는 "(창문에 방충망이 없어) 밤에 창문을 열어놓으면 모기가 들어온다. 신경이 쓰여 잠을 잘 수가 없다. 하룻밤 잤는데 10군데를 물렸다"고 털어놨다. 지지통신은 한 방에 3개의 침대를 몰아넣은 선수촌 숙소 사진을 게재하면서 '침대가 늘어선 선수촌의 방'이라는 촌평을 달았다. 마이니치신문은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치르는 한국은 메이저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개발도상국이 아니다. 준비부족으로 표현하기에는 도를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잇단 비판 보도와 관련,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내에서 '작은 대회'를 운영하다보니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선수촌이 대회 직후 일반 분양될 예정이기 때문에 건물 손상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예산 부족 문제도 크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냉난방 문제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9~10월 한국의 평균기온을 고려해 이미 동의가 된 부분이다. 필요한 경우 담요와 선풍기를 지급하고 있으며, 유료로 에어컨도 대여하고 있다. 방충망과 관련해서는 각 선수단에 훈증기를 지급한 것으로 안다. 엘레베이터와 배수 문제도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도하, 광저우때처럼 넉넉한 환경을 제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겠지만, 선수단과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20조원을 썼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예산은 약 2조5000억원이다. 대회운영에 5000억원, 17개 경기장 건립 등 인프라 확충에 무려 2조원을 썼다. 인천은 작지만 강한 대회, 나눔과 배려의 대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제 와 '돈' 얘기는 새삼스럽다. 자본의 부족을 스마트하고 능동적인 인적 인프라로 메워야 한다. 김영수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은 "인천시민에게 영원히 남을 위대한 유산을 남기겠다"고 약속했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아시안게임은 단순히 인천만의 축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축제이고, 또 인천 발전을 뛰어 넘어서 대한민국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인천의 이미지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다. 대회 초반 불거진 아시아의 비판에 겸허하게 귀 기울여야 할 이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