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했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부동의 에이스 김광현(SK 와이번스)의 넘치는 자신감이 대표팀 첫 출발을 빛나게 했다. 김광현은 1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 류중일 감독, 주장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와 함께 참석했다. 김광현은 투수진을 대표해 이날 자리에 나왔다. 에이스로서 김광현의 위상이 느껴지는 대목. 또, 개인적으로도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간절하다. 김광현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해야 구단 동의 하에 해외진출을 타진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올시즌 김광현을 보기 위해 시즌 내내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야구장을 찾고 있다.
평소 쑥쓰러움이 많은 성격의 김광현이지만,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넘치는 자신감을 보여줘 대표팀의 향후 행보를 기대케 했다. "2009년(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후 오랜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대표팀에 발탁된만큼 정말 열심히 던져 국민들께 좋은 선물을 드리겠다"라고 말한 김광현은 "대표팀에 갈 때마다 막내였다. 그런데 이제는 중간 역할을 해야하는 위치가 됐다. 선배들에게 잘 하고, 후배들이 선배들을 따르게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 대표팀은 연습 기간이 얼마되지 않아 팀 플레이가 가장 중요한데,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간에서의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나이는 26세로 다른 선배들에 비해 어리지만, 대표팀 경험은 누구보다 많은 선수로서의 관록이 느껴졌다.
김광현은 올시즌 12승을 거두며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대표팀 소집 전 마지막 경기였던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⅓이닝 9실점으로 부진해 걱정을 샀다. 김광현은 이에 대해 "마지막 게임이 아쉽기는 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맞는 것 보다 이게 낫다고 생각한다"라는 농담으로 긴장을 풀며 "이번 대회 경기장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천과 목동에서 열려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상대가 다른만큼 자신있다. 구위가 나빠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양)현종(KIA 타이거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양현종도 좋은 투수지만 결국 경험 많은 김광현이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예선, 준결승, 결승을 떠나 감독이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느끼는 경기에 김광현을 투입할 것이다. 김광현은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에 대해 "이번 시즌 몸상태가 너무 좋기에 걱정없다. 또, 나 혼자 공을 던지는게 아니다. 선, 후배들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막을 수 있는 데까지 막고, 뒤를 넘겨주는게 내 몫이다"라고 말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컨디션으로 임하기 위해 몸을 만들어왔다. 한 달 전부터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했다"라고 밝혀 웃음을 선사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