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 장군
흥행작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에서 악인으로 묘사된 배설(1551~1599) 장군의 후손들이 제작사와 감독을 상대로 고소했다.
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경북 성주경찰서에 '명량'의 제작자 겸 감독 김한민, 각본가 전철홍, 소설가 김호경 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비대위는 "영화 '명량' 제작자들이 배설 장군을 역사적 사실과 달리 이순신 장군을 살해하려 하고 거북선을 붙태우고 도망치다 부하의 화살에 맞아 죽는 것으로 왜곡 묘사해 명예를 훼손시킨 것은 물론 후손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며 고소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따르면 배설은 1597년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며칠 전에 병을 치료하겠다고 이순신 장군의 허가를 받아 상륙했다가 도주했다.
이후 전쟁이 끝난 뒤 권율 장군에게 잡혀 참수당했다가 사후 무공이 인정돼 선무원종공신 1등에 책록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배설 장군이 이순신 장군을 시해하려했다거나 거북선을 불태웠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비대위는 "배설 장군이 뭍에 내렸다가 도주해 참수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명량해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가 제기된 뒤 영화 제작자 등 관련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어 배설 장군의 후손이 집성촌을 이뤄 사는 성주에서 고소장을 내게 됐다"며 덧붙여 설명했다.
이들은 "영화의 감독 겸 제작자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명량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고 강조했지만 후손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 봐 달라는 자기 편의적 주장을 하고 있다"며 "상술에 이용돼 명예에 먹칠을 당한 당사자와 후손은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배씨는 10개 안팎의 관향이 있으나 모두 같은 뿌리인 동계혈족이다.
배설 장군은 경주배씨 성산파다.
비대위 고소에 대해 제작사 측은 "직접 연락을 받지 못하고 보도를 통해 들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