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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골' 김승규 "생애 첫 실수, 오히려 팀에 도움돼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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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 도움이 되는 실수였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10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최종모의고사가 열린 안산와스타디움. 1-0으로 앞선 후반 1분 이광종호의 수문장인 김승규(울산)은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킥 실수로 인해 골문을 열어줬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찬 공이 상대 공격수에 연결됐고 김승규가 비운 골대의 그물이 출렁 거렸다. 다행히 김승대(포항)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이광종호는 최종 모의고사를 2대1 승리로 마쳤다.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3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김승규가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축구하면서 그런 실점은 처음 해봤다." 3일이 지났지만 당시 그의 시야에서 멀어지는 공의 움직임을 잊지 못한다. 그는 "공이 날아가는 걸 봤는데 내가 골대와 너무 멀이있었다. 들어가겠다 싶었다"고 했다.

뼈 아픈 실수였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김승규의 실수로 인해 아시안게임대표팀 선수들이 다시한번 긴장감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신욱(울산) 등 친한 동료들이 처음에는 웃으며 놀렸지만 실수를 하지 말자며 다시 의지를 다졌단다. 주장인 장현수(광저우 부리)도 "실수가 아쉽지만 연습에서 나온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본 대회에 들어가면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승규도 동료들의 변화를 감지했다. 덕분에 미안한 마음도 재빨리 떨쳐 버렸다. 김승규는 "원래 안좋은 일은 빨리 잊는 스타일이다. 누구나 한 번쯤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동료들에게 미안했지만 동료들이 나로 인해 정신차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걸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김승규는 와일드 카드지만 다른 동료들과 1~2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팀 적응도 쉬웠다. 김승규는 "분위기가 편안하다. 4년전에는 내가 어렸고, 경직됐었는데 지금은 훈련때는 긴장하고 나머지 생활에서는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청소년대표팀에서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 많아서 편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브라질월드컵에 나가기 전에는 내 최대 약점이 '경험'이었는데 지금은 최고 강점이 '경험'이 됐다. 월드컵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많은 얘기도 해주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전부터 한 경기 한경기가 모두 중요하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재차 다졌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