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격파 해법은 정확성과 창의성이었다.
28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이광종호가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3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마지막 훈련을 진행했다.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몸풀기에 나선 태극전사들은 결전 전날의 긴장감을 대화를 통해 풀어냈다. 그러나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돌입하자 진지한 표정으로 호흡을 맞추며 금메달을 향한 첫 관문에 대비했다.
이광종 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은 두 팀으로 나뉘어 실시한 전술 훈련을 통해 말레이시아전 베스트 11과 공략법을 동시에 공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선발 명단과 일치했다. 김신욱(울산)이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했고 2선에는 윤일록(서울) 김승대(포항) 안용우(전남)이 섰다. 박주호(마인츠)는 이재성(전북)과 더블 볼란치로 중원에 포진했다. 포백 라인은 김진수(호펜하임) 김민혁(사간도스) 장현수(광저우 부리) 임창우(대전)이 채웠고, 골문은 김승규(울산)가 지켰다.
이 감독은 수비보다 공격전술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말레이시아가 8~9명을 극단적으로 수비에 포진시켜 밀집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뚫어내야 한다. 이 감독이 선택한 방법은 정확도가 높은 측면 크로스였다. 이 감독은 윤일록 안용우, 김진수, 임창우 등 측면 자원들에게 강한 크로스보다 정확한 크로스를 주문했다. 말레이시아의 중앙 수비수와 골키퍼의 신장이 작다는 것을 이용한 전략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프로필을 보니 말레이시아 수비수와 골키퍼가 모두 1m80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확하게 김신욱의 머리에 공이 배달되면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이 감독은 공격수들에게 창의적인 움직임도 주문했다. 평소 같은 움직임으로는 밀집수비를 뚫어내기 힘들다고 판단을 내렸다. 윤일록 김승대 안용우 등 2선 공격수들은 이 감독의 지시에 눈빛을 맞춰 가며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약 90분의 훈련이 끝난 뒤에도 태극전사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와일드카드인 김신욱 김승규 박주호는 운동장을 30여분간 더 돌며 나머지 땀을 흘렸다. 이밖에 다른 선수들도 슈팅, 크로스 훈련에 매진하며 조별리그의 성패를 좌우할 1차전에 철저히 대비했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