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넘쳤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북한 선발대 94명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장수명 조선올림픽위원회(NOC) 대표를 필두로 축구와 조정 선수들, 임원, 심판진, 의료진, 기자단 등이 포함된 북한 선발대는 11일 오후 6시47분 고려항공 TU-204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푸른색 셔츠와 바지 그리고 흰색 상의로 구성된 단복을 입은 선발대는 입국장에 나서자마자 수많은 환영 인파와 마주했다. 특히 '북측 선수단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든 응원단은 미리 준비한 남북공동응원기를 흔들며 선발대를 따뜻하게 맞았다. 주위에 모여든 일반인들도 환호와 박수로 환영했다. 그러자 무뚝뚝했던 선발대의 표정은 이내 누그러졌다. 환한 웃음과 힘차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선발대는 짜여진 동선을 따라 이동, 곧바로 버스 3대에 나눠 탑승했다. 국내 취재진의 뜨거운 열기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창문 밖에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여유있게 손을 흔들었다.
오후 8시 경찰의 호위를 받아 인천공항을 출발한 선발대는 40분 정도 달려 인천 구월동에 위치한 선수촌에 도착했다. 선발대는 곧바로 미리 지급받은 AD카드 등록을 위해 선수촌 웰컴 센터로 향했다. 설렘에 가득찬 표정의 이에리사 선수촌장은 선발대가 도착하기 10분 전부터 웰컴 센터 앞에서 기다렸다.
오후 8시 47분, 오매불망 기다리던 선발대가 선수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리사 촌장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과 눈을 마추고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짐차 3대에서 자신의 짐을 찾은 선수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여자축구 선수들이 선등록을 마치고 검사대를 거쳐 선수촌으로 진입했다. 이에리사 선수촌장은 곧바로 남자축구와 조정 선수들이 등록을 할 때 자연스럽게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북한 기자단과 의료진은 마지막으로 입촌했다. 선수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없이 이동했지만, 밝은 표정은 잃지 않았다.
선발대는 선수촌 107동에 짐을 푼 뒤 곧바로 24시간 운영되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이후 자유시간을 가졌다. 북한 선수들은 12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북한 선수단은 선발대를 포함해 총 5개조로 나뉘어 국내로 들어올 계획이다. 선발대에 이어 16일 선수단 87명, 19일 33명, 22일 41명, 28일 7명 등 총 273명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축구와 수영, 양궁, 육상, 복싱, 카누, 체조, 유도, 공수도, 조정, 사격, 탁구, 역도, 레슬링 등 14개 종목에 선수 150명을 출전시킨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 9개를 획득, 9위에 올랐다. 그러나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선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북한은 12년 만의 10위 내 복귀를 노리고 있다.
북한의 첫 공식 경기는 15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질 중국과의 남자 축구 경기다.
인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