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도 짐꾼이 있다? '꽃할배'를 보필하던 이서진과 '꽃누나'의 막둥이 이승기처럼, 여행을 계획하고 실무를 담당하는 '신개념 리더'. 40대 뮤지션들의 페루 여행에서 유희열이 그 역할을 했다면, 20대 청춘배우들의 라오스 여행에는 유연석이 있다.
11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 기자간담회를 가진 연출자 신효정 PD는 "제작진이 라오스 여행에서 힘들었던 건 유연석 때문"이라고 가볍게 농담을 던지며 "유연석 안엔 유희열, 이승기, 이서진이 다 들어가 있다. 역대 짐꾼 캐릭터의 끝판왕이라 할 만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 PD는 "여행을 할 때 유연석 하나만 있어도 된다"고 자신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유연석의 기상 시간은 새벽 6시. 취침 시간은 새벽 2~3시.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빡빡한 일정이었다.
신 PD는 "유연석 본인은 가장 널널한 여행이었다고 하는데 제작진과 멤버들은 유연석이 짜놓은 일정을 따라다니느라 힘들었다"고 후일담을 보탰다.
이번 라오스편에는 '응답하라 1994'의 유연석, 손호준, 바로가 참여했다.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PD도 보호자 자격으로 동행했다. 신 PD는 "유연석은 친구들을 워낙 잘 챙긴다. 오죽 했으면 이우정 작가가 '이런 줄 알았으면 칠봉이 역할을 유연석에게 안 맡겼을 거라고, 실제 모습이 칠봉이랑 너무 다르다'고 했을 정도다. 안 그래도 유연석도 칠봉이랑 자신의 비슷한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좀 달랐다고 하더라"며 새로운 예능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신 PD는 "친한 친구들의 여행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들을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드라마 출연을 계기로 지금까지도 친분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행 스타일은 전혀 달랐다는 설명. 손호준은 제주도도 여권이 있어야 갈 수 있는 줄 알았던 여행 무경험자. 기내식도 이번에 처음 먹어봤다. 바로는 B1A4 스케줄 때문에 해외에 자주 나가지만 배낭 여행은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배낭여행을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꿈으로 간직해왔다고 한다. 유연석은 지금도 혼자 배낭여행을 다닐 정도로 여행을 즐긴다. 라오스행을 앞두고 제작진이 유연석의 가방을 열어보니 터키 여행책이 들어 있더라고 했다. 경험자 유연석의 리드하고, 바로가 에너자이저 역할을 하며, 그렇게 세 사람이 어울렸다.
'꽃보다 청춘'의 총괄 연출자 나영석 PD는 그중에서도 '손호준의 발견'을 강조했다. "기자들도 공유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나 PD는 "손호준의 인지도가 가장 약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판에 손호준을 밀자고 생각한 건, 여행 끝나고 돌아보니 마치 페루편의 윤상처럼 감정 기복이나 변화의 간극이 심하고 큰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행이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가 여행을 통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보는 재미가 있다"면서 "손호준에겐 좀 바보같은 매력이 있는데 도무지 미워할 수가 없다. 경험이 없어서 누구나 겪을 만한 일들을 여행 속에서 보여준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유연석-손호준-바로는 tvN 채널 브랜드 광고를 찍는다는 몰래카메라에 속아 난데없이 라오스행 비행기에 태워져 배낭여행을 떠났다. '꽃보다' 시리즈 중에 역대 최저 예산 여행. 12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