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이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라 더욱 관심을 모은다. '써니' '과속스캔들'로 10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은 강형철 감독이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계에 드문 3타석 연속 홈런을 바라보고 있다. '타짜2'가 이렇게 흥행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또 앞으로 흥행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SWOT분석을 통해 알아봤다.
▶강점(Strenth)
'타짜2'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강형철 감독의 촘촘한 연출력이다. 쉴 틈 없이 빠른 전개는 관객들이 숨을 쉴 틈조차 주지않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이 몰아치고 관객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경영 김윤석 유해진 곽도원 등의 연기는 예상 가능한 수준이지만 최승현과 신세경 그리고 이하늬의 호연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함대길 역을 맡은 최승현은 '이런 연기도 할 줄 알았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허술하면서도 당찬 캐릭터를 깔끔하게 소화해냈다. 청순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하는 허미나 캐릭터에 신세경은 무리없다는 표현이 옳다. 이하늬는 예상 밖의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에게 잔재미를 줬다. 요염하고 섹시한 느낌, 어딘가 텅 비어보이는 백치미에 'X년'을 자처하는 '똘끼'까지 이하늬의 우마담 캐릭터는 '타짜2'에서 없으면 가장 허전할 캐릭터 1순위였다.
▶약점(Weakness)
하지만 강점인 빠른 전개는 관점에 따라선 자칫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말하자면 '너무 정신없다'는 반응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만화책으로 5권에 걸친 장대한 스토리를 147분에 풀어놓으려니 압축에 압축을 거듭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147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영화로선 긴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원작에 등장한다 하더라도 몰입에 방해가 되는 캐릭터는 아예 버리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특히 작은마담(박효주) 캐릭터는 복잡함만 더해줄 뿐 스토리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게다가 배우의 연기도 임팩트가 크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더했다. 오히려 말미에 ''타짜3'의 주인공을 미리 점찍은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남자배우의 등장이 더 큰 임팩트가 있었다는 평가다.
▶기회(Opportunity)
'타짜2'의 대진운은 꽤 좋은 편이다. 같은 날 개봉한 '루시'와 '두근두근 내인생'을 제치면 딱히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다. 11일 개봉하는 '씬 시티:다크 히어로의 부활'과 18일 개봉하는 '메이즈 러너' '툼스톤'을 제외하고는 약 한달 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도 없다. '레쓰링' '설계' 등의 작품은 '타짜2'와 대결하기는 버거워 보인다. '제보자' '마담 뺑덕' 등의 기대작은 10월 이후 개봉이 잡혀있다.
'타짜2'는 9일 하루에만 47만4407명을 동원해 2006년 '타짜'가 기록한 일일 관객 43만5852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올해 19금 영화 일일 최다 관객수를 기록한 '신의 한 수'의 기록(36만9888명)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올해 19금 영화 일일 최다 관객수 기록을 세웠다.
▶위협(Threat)
같은 배급사에서 내놓은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의 뒷심은 '타짜2'의 위협이 될 수 있다. '해적'은 지난 9일 24만3574명(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모으며 23만6728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친 '두근두근 내인생'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3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개봉한 지 한달이 넘은 작품으로는 놀라운 기세다. '해적'은 이날 누적 관객수 793만719명을 기록한 뒤 다음날인 10일 오전 대망의 800만을 돌파했다. 1700만 관객을 모은 '명량'으로 인해 초반 주목받지 못했을 뿐 '해적'의 파워는 아직 건재하다.
9일 좌석점유율에 있어서도 '타짜'는 69.7%로 '해적'의 77.8%에 못미쳤다. 스크린 점유율도 '해적'은 12.3%로 15.8%의 '타짜2'를 뒤쫓고 있다. 게다가 이 달에는 일본 벨기에 홍콩 이탈리아 등 다양한 나라의 영화 그리고 스릴러 로맨틱코미디 공포 SF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물이 개봉하는 만큼 의외의 복병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위협 요소 중 하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