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는 하나인데, 이 자리를 잡으려는 팀들은 넘쳐난다. 정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2014 프로야구 4위 싸움이다. 이제 각 팀들의 남은 경기 수는 적게는 13경기에서 많게는 19경기.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경기 수다. 그렇다면 4위 티켓을 잡으려면 각 팀들은 어떤 마지막 숙제를 풀어야 할까.
먼저 4위 LG 트윈스. 시즌 초반 자신들을 괴롭혔던 고질이 다시 생겨났다. 투-타 밸런스의 부조화다. 최근 투수들이 선방해도 타선의 결정력 부족에 어려운 경기를 했던 LG는 3연패 과정에서 확실히 투-타 밸런스가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바닥까지 떨어졌던 원인이 바로 이 문제였다. 양상문 감독 부임 후 마운드 전력이 안정되며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온 LG였지만, 최근 투수들의 부진, 부상 등이 겹치며 자신들의 최대 강점을 조금은 잃은 모습. 일단 KIA 타이거즈와의 10일 경기를 잘 치른 후 이틀 간의 휴식 때 이 부분에 대한 집중 보강을 해야한다.
4연승으로 5위까지 치고 올라온 SK 와이번스. 10일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이 김광현이기에 연승 희망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지금 상승세가 아주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경쟁 팀들과 비교해 불펜진의 힘이 너무 떨어진다. 팽팽한 대결, 뒤에서 힘으로 밀리는 경기가 나온다면 팀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최근 젊은 타자들의 활약으로 타선이 살아나고 있는데, 이 선수들이 꾸준한 활약을 해주는지의 여부도 중요하다. 물론, 베테랑 박정권, 최 정 등의 활약은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6위 두산 베어스는 기복을 줄여야 한다. 일단, 투수진은 최근 크게 나쁘지 않다. 니퍼트와 마야라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고 이용찬, 오현택 등이 중심이 되는 불펜진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힘을 갖췄다. 문제는 타선. 외국인 타자 칸투를 비롯해 중심 타선의 힘이 빠진 모습이고, 하위 타순에서 전혀 실마리를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두산 특유의 타선 응집력 회복이 절실하다.
7위 롯데 자이언츠는 계속해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데도, 끝까지 순위 경쟁에 살아남아 있는 자체가 놀라울 따름. 주축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 등 악재가 겹쳐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뚝심있는 선발 야구를 펼쳐야 한다. 롯데가 다른 팀들에 비해 확실히 앞서는 것은 장원준-송승준-유먼-옥스프링으로 이어지는 안정감 있는 선발진이다. 어떻게 보면 이 선발진이 있어 긴 연패에 빠지지 않았기에 롯데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이제 이 선수들 중 한 명이 연패를 끊는 것이 아닌, 이 선수들이 연승을 만들어야 한다. 편안하게 공을 던질 수 있는 로테이션 조정과 전체 투수진 운용이 필요하다.
8위 KIA 타이거즈는 승차가 벌어지며 시즌을 접는 듯한 인상을 주던 플레이를 버리고, 활기찬 팀 분위기를 갖추는게 급선무다. 객관적 전력으로 볼 때, 상위 팀들과 비교해 밀리면 밀렸지 월등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자신을 희생하는 야구를 해야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무조건 연승을 해야한다'라는 압박감을 버리고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올라가겠다는 멘탈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9위 한화 이글스의 경우, 후반기 무서운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하고 있고 한 때 4강 진입의 꿈을 꿀 정도로 기세가 좋았지만 현 시점 5경기의 승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실낱같은 가능성은 있기에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