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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에 역전패 삼성, 임창용이 나오지 못한게 더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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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위다. 그런데 이상하게 불안하다.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9일 NC 다이노스에 11회 연장 끝에 역전패했다. 2-2 동점에서 연장 11회초 1점을 뽑아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11회말 이종욱에게 역전 끝내기 만루포를 얻어맞고 3대6으로 패한 것.

그냥 패배가 아니다. 리드한 상황에서 마지막 이닝에 팀의 마무리가 끝내 나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날 삼성의 마운드는 좋아보였다. 선발 장원삼이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잘 막았고, 8회엔 안지만이 올라와 무실점. 차우찬이 9회에 올라왔다. 10회말 볼넷 2개를 주며 흔들렸으나 무실점으로 막아낸 차우찬은 3-2로 앞선 11회말에도 등판했다. 1점을 앞선 상황이었기에 마무리 임창용이 나올 것으로 보였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을 계속 올렸다.

11회말 NC의 타선이 나성범 테임즈의 왼손타자로 시작되자 두 왼손 거포를 막기 위해 왼손 투수인 차우찬을 계속 기용한 것.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나성범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더니 테임즈에게 우측 2루타를 맞았다. 무사 2,3루의 위기. 마무리 임창용이 나올까 했으나 류 감독의 선택은 권희동을 볼넷으로 보내 만루를 만든 뒤 왼손 이종욱까지 차우찬에게 맡기는 것이었다. 이후 지석훈 이현곤 김태군 등 우타자들이 나오기에 차우찬이 이종욱만 처리한다면 임창용이 나와 불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한 것. 하지만 이종욱의 끝내기 역전 만루포가 나오며 임창용의 등판은 결국 불발이 됐다.

임창용은 사이드암투수다. 보편적인 시각으론 좌타자에게 약하고 우타자에게 강할 것 같다. 하지만 기록상으론 좌타자에게 더 좋은 모습이었다. 좌타자와 79번 맞붙어 68타수 15안타로 피안타율이 2할2푼1리에 불과했으나 우타자에겐 91타수 30안타로 피안타율이 3할3푼이나 됐다.

그런데 임창용을 11회 시작과 함께 내지 않고 차우찬을 계속 던지게 했다. 차우찬이 나성범과 테임즈를 막아낸 뒤 임창용이 좀 더 편한 상황에서 오르게 하기 위한 배려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마무리투수가 그런 배려를 받는다는 것은 임창용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임창용은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난조에 빠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8월엔 6연속 세이브를 하는 등 좋았는데 지난 2일 대구 NC전서 갑자기 부진했다. 6-5로 앞선 8회초 1사 2루서 불을 끄기 위해 등판했지만 결국 1점을 내줬고 9회초에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4타자에게 볼넷 2개와 안타 2개를 맞고 4실점해 패전의 위기까지 맞았다. 타자들이 9회말 4점을 얻어 10대10 동점에서 강우콜드게임이 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임창용은 올시즌 37차례의 가장 많은 세이브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임창용이 거둔 세이브는 28개. 무려 9번이나 블론세이브를 했다. 확실한 승리 기회에서 마무리 투입이 주저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7월말까지만해도 2위 넥센에 6게임이나 앞서있던 삼성은 어느새 2.5게임차로 쫓기고 있다. 아직도 삼성이 유리한 것은 분명하지만 불펜진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는 것은 앞으로 포스트시즌에서도 큰 불안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