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만큼 서비스 정신도 투철하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가장 늦게까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선수로 드러났다.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에서 진행 중인 US오픈 테니스대회 3회전까지 선수들의 경기 후 사인 시간을 조사해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페더러는 세 경기를 치르고 난 뒤 총 15분33초간 팬들에게 사인을 해줘 가장 오랜 시간 팬들과 함께 한 선수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특히 마르셀 그라노예르스(스페인)와의 3회전 경기가 끝난 뒤에는 8분30초 이상 머물며 127개의 사인을 팬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이는 이번 대회 3회전까지 나온 최장 시간 기록이었다. 페더러는 사인을 잘 받기 위한 방법으로 "나와 관련된 모자나 셔츠 등을 가져와서 사인해달라고 하면 아무래도 더 손이 간다"며 "그만큼 나를 만나려고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페더러 다음으로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12분27초간 팬들과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사인 한 번을 해주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조코비치가 2.6초로 3.6초가 걸린 페더러보다 1초 정도 더 짧았다. 사인 한 번 당 평균 시간이 가장 짧은 선수는 존 이스너(미국)로 1.8초 만에 사인 하나를 해치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자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에 비해 사인을 해주는 시간이 짧았다.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5분16초로 가장 길었고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가 3분59초였다.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는 경기가 끝난 뒤 3분7초간 팬들과 만났다. 사인을 받기 가장 어려운 선수로는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꼽혔다. 그는 세 경기를 치른 뒤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시간이 41초에 그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