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혈투에도 소득은 없었습니다. 4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와 두산의 경기는 12회 연장전 끝에 3:3 무승부로 귀결되었습니다. 양 팀 모두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LG는 '한 방'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10안타 8사사구에도 불구하고 4회말 3득점 외에는 11번의 이닝에서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1회말 2사 1, 2루, 2회말 1사 2, 3루, 5회말 2사 3루, 11회말 2사 1, 2루 기회가 모두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장타는 4회말 오지환의 솔로 홈런 외에는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가 중심 타선에 버티고 있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LG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는 현재 1군에 없습니다. 골반 부상으로 8월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0.227의 타율 4홈런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1군에서 뛸 수 있는 것과 엔트리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LG 타선은 최근 10경기 중 7경기에서 3득점 이하에 그치고 있습니다. 외국인 타자의 부재는 타선 약화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부진에 허덕이던 조쉬 벨이 방출된 것까지 감안하면 LG는 시즌 내내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국인 투수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리오단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8승 9패 평균자책점 3.74으로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티포드는 5승 6패 평균자책점 5.13에 머물고 있습니다. 7월 23일 광주 KIA전에서 5승째를 기록한 티포드는 이후 승리가 없습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사사구를 남발하며 투구 내용이 나빠졌습니다.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8월에는 단 1경기에만 선발 등판했을 뿐입니다.
티포드도 현재 1군 엔트리에 없습니다. 9월 2일부터 예정된 넥센과의 2연전이 우천으로 취소되어 LG는 추석 전까지 4명의 선발 투수가 필요한데 앞선 3경기에서 티포드의 선발 등판 계획은 없습니다. 3일 잠실 두산전에는 우규민이 선발 등판했고 4일 잠실 두산전에는 류제국이 선발로 예고되어 있습니다. 5일 대전 한화전에는 리오단이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입니다. 티포드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선발진 운영입니다.
LG는 리오단, 우규민, 류제국으로 구성된 1, 2, 3선발은 어느 정도 안정적이지만 4, 5선발의 무게감은 크게 떨어집니다. 티포드가 확실하게 4선발로 자리 잡았다면 LG는 보다 많은 승수를 쌓았을 것입니다. 타선이 약한 가운데 4, 5선발이 갖춰지지 않아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 밀리는 경우도 잦습니다. 티포드의 부진 및 부재는 LG에 좌완 선발 투수가 없는 상황으로 직결되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LG는 1명의 외국인 선수로 시즌을 운영한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리즈는 제 역할을 했지만 주키치는 부진으로 인해 시즌 중반 이후 전력 외나 다름없었습니다. 만일 주키치를 발 빠르게 교체해 해결사형 타자나 제대로 된 선발 투수를 영입했다면 LG는 정규 시즌 1위도 넘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상위권을 달리는 팀들은 2명 이상의 외국인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LG와 4위 싸움 벌이는 두산과 롯데의 외국인 선수들도 LG보다는 낫습니다. 2년 연속으로 외국인 선수 1명으로 힘겹게 순위 싸움에 임하고 있는 LG의 현 상황은 차포를 떼고 장기를 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근본적으로 스카우트의 문제는 아닌지 진지하게 되짚어 봐야할 것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