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메시' 지소연(23·첼시레이디스)의 아스널전 후반 44분 결승골은 짜릿했다.
지소연의 첼시 레이디스는 5일 새벽(한국시각) 허드포드셔 보어햄우드 메도우파크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아스널 레이디스전에서 3대2로 승리했다.
경기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했다. 첼시는 전반 10분 아스널의 카터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25분 오기미의 페널티킥 동점골이 터지며 경기는 1-1로 팽팽해졌다. 3분 후인 전반 28분 그로넨의 역전골까지 터지며 2-1로 앞서나갔지만 불과 2분후인 전반 30분 아스널 윌리엄슨의 동점골이 터지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무승부가 굳어지던 상황, 해결사는 역시 '지메시'였다. 후반 44분 아스널 골키퍼 바이런의 골킥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멀리 나가야 할 공이 페널티박스 안에 서 있던 첼시 수비 앞에 뚝 떨어졌다. 곧바로 원터치 패스를 이어받은 지소연은 침착하고 영리했다. 환상적인 드리블로 자신을 향해 몰려든 수비수 3명을 완전히 돌려세운 후 정확한 오른발 슈팅을 상대 골망 구석에 꽂아넣었다. 치명적인 실수에 이어 역전골을 내준 아스널 골키퍼가 망연자실했다. 아스널 출신의 엠마 헤이스 감독이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클로즈업됐다. 활짝 웃는 얼굴로 내달리는 지소연을 향해 1992년생 미드필더 스펜서 드루가 달려왔다. 지소연을 번쩍 들어올리며 짜릿한 기쁨을 만끽했다. 극적인 역전골에 첼시 선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열정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소연은 15경기에서 9호골,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지메시'의 이름값을 확실히 증명해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과 지지않는 정신력을 과시했다. 23일 버밍엄시티전에서 1골2도움으로 3대1 승리를 이끌며 첼시를 선두에 올린 데 이어, 강호 아스널전에서 종료직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리그 1위를 굳건히 지켜냈다. 첼시는 1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 23(7승2무2패)으로 승점20(6승2무2패)의 버밍엄시티를 누르고 리그 선두를 달렸다. 아스널과 2005년 이후 통산전적에서 2승23패 절대 열세였던 첼시는 '지소연 꿀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7월17일 '6연패'를 끊어내고 2대1로 승리한 데 이어, 이날 승리로 아스널전 사상 첫 2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시즌 리그 7위에 그쳤던 첼시는 '팀내 최다 득점자' 지소연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우승까지 노리게 됐다.
7일 맨시티와의 리그컵 경기에 이어 노츠컨트리(9월21일), 에버턴(10월5일), 맨시티(10월12일)와의 리그 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소연은 짜릿한 승리 이후 "너무 기뻐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3경기가 남았으니 기뻐하긴 아직 이르다. 오늘 하루만 기뻐하겠다"며 웃었다. " 남은 경기에서 절대 지면 안된다. 우승하고 싶다.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남은 3경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