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인해 이틀을 쉰 LG 트윈스. 선발 로테이션이 대폭 수정된다. 치열한 4강 경쟁 중 한 경기라도 최선의 전력으로 임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LG는 2, 3일 잠실구장에서 치를 예정이었던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갖지 못했다. 서울 지역에 내린 많은 비로 인해 두 경기 모두 취소됐다. 사정상 이번 비는 LG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4위 싸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두산 베어스와의 2연전을 앞두고 이틀간 푹 쉬며 체력을 충전했다. 또, 상대적으로 약한 넥센을 상대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으면 그 여파가 두산전까지 이어질 뻔 했는데 일단은 경기를 치르지 않아 두산전에 상쾌한 기분으로 올인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 이점이 있다. 바로 선발 로테이션 재정비 기회다. LG는 당초 넥센과의 2연전에 류제국, 티포드를 내세우고 두산 2연전에 우규민과 리오단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려 했다. 하지만 넥센전이 모두 취소되며 류제국 카드가 남게 됐다. 세 사람 모두 최근 쾌조의 컨디션으로 선발진을 이끌고 있어 어떤 조합으로 두산전을 맞이할지가 매우 중요했다. 두산은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 니퍼트와 마야를 LG전 선발로 내정해놓고 준비중이다.
일단 LG는 4일 2연전 첫 번째 경기에 우규민을 예정대로 등판시킨다. 대신 리오단을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2연전으로 돌렸고 두산과의 두 번째 경기에 류제국을 선발로 올린다. 간단한 이유다. 류제국이 두산에 강하다. 그리고 리오단은 두산에 약한 반면 한화에 강하다. 류제국은 올시즌 두산전 4경기에 등판해 1승2패로 기록은 저조하지만, 투구 내용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양상문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의 판단이다. 반면, 리오단은 두산전 2경기 출전 1패 평균자책점 0.35로 크게 흔들렸다. 반대로 한화를 상대로는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0.82다. 1패도 지난달 9일 1실점 완투패한 경기였다. 한화가 최하위라고 하지만 후반기 한화를 무시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해야 한다.
단순히 이번 주말 스케줄 만을 위한 로테이션 변경이 아니다. LG는 다음 주중 KIA 타이거즈와 2연전을 치른 후 이틀의 휴식을 갖는데 이렇게 되면 KIA와의 2연전에 4일씩을 쉰 우규민과 류제국을 다시 한 번 투입할 수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매경기 결승전과 같은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이틀 동안 비가 내려 조금은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비로 인해 상대에 맞게 선발 로테이션 조정을 결정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