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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승 밴와트, SK에 복덩이가 들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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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즌 중간에 데려오는 외국인 선수는 성공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나 일본 등 다른 리그서 인정을 받지 못한 만큼 정상급 실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의외로 국내 무대에 잘 적응하며 핵심 전력으로 떠오르는 선수들도 있다. 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밴와트가 이 부류에 해당될 듯하다. 밴와트는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지난달 초 SK에 합류했다. 7월 12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서 6이닝 7안타 5실점(4자책점)의 역투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더니 7월 2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또다시 승리를 따냈다. 지난 1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는 5이닝 5안타 3실점으로 제몫을 하면서 3연승을 달렸다. 이 정도면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은 '2%' 부족한 점이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이날 선발 예고된 밴와트에 대해 "계약할 때 무슨 특별한 조건이 있는지 몰라도 투구수가 많지 않다"면서 "(마무리로 돌아선)울프는 구원투수 출신임에도 선발로 118개까지도 던졌는데, 반대로 이 친구는 선발이면서도 100개 정도 밖에 못던진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밴와트는 데뷔전서 105개를 던졌고, 이어 101개, 9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선발투수로 100개 정도는 무난하게 던질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이 감독으로서는 좀더 '욕심'을 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3경기서 이 감독은 밴와트 본인의 의사에 따라 강판 시점을 결정했던 것이다.

이날 KIA를 상대로 밴와트는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국내 데뷔 이후 가장 긴 6⅓이닝을 소화했고, 7안타 2실점으로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4연승을 달렸다. 투구수 역시 최다인 107개였다. 이 정도면 이 감독의 표정도 더욱 밝아질 만하다.

밴와트는 140㎞대 후반의 직구와 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제구력이 안정적이고 상황에 따라 볼배합을 다채롭게 가져간다. 이날도 삼진 7개를 잡아내는 과정에서 직구 2개, 투심 2개, 체인지업 1개, 슬라이더 1개, 커브 1개를 각각 승부구로 던졌다. 한꺼번에 많은 실점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침착하고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선발진이 불안한 SK로서는 밴와트가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현재 SK는 김광현과 채병용, 2명의 토종 선발과 밴와트까지 3명을 중심으로 로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8일 KIA전에는 김광현이 나서고,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는 채병용이 선발로 등판한다. 이 감독은 4~5선발은 상황에 따라 투입하겠다고 했다. 7월 이후에는 고효준 김대유 박민호가 임시 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고효준은 일단 선발에서 제외됐다. 이런 상황에서 밴와트가 4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평균자책점을 3.71에서 3.47로 낮춘 밴와트는 이날 경기후 "등판할 때마다 든든하게 점수를 뽑아준 야수들에게 고맙다. 오늘은 투수코치님이 적극적인 몸쪽 공략을 주문했는데 그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