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여름에 힘을 내고 있습니다. 6월 중순까지 최하위로 밀려나 있던 LG는 7월 20경기에서 13승 7패를 거두며 상승세를 탔습니다. 난적 넥센을 상대로 한 8월 3경기에서도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출발이 좋습니다. 어느덧 4위 롯데에 3경기차 뒤진 5위로 올라왔습니다. 본격적인 4위 싸움에 나선 LG입니다.
작년에도 LG는 여름에 강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7월 16경기에서 10승 6패, 8월 21경기에서 12승 9패를 거둔 바 있습니다. 5월까지 하위권을 전전하던 LG는 여름 강세를 바탕으로 치고 올라와 2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해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감격을 누린 바 있습니다.
2년 연속 여름에 강한 LG의 모습은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가을야구로부터 오랜 기간 소외된 LG는 매년 정규 시즌에서 여름에 하락하는 흐름을 되풀이했기 때문입니다. 즉 시즌 초반에는 중상위권을 유지하다가도 막상 여름에 접어들어 장마와 무더위가 닥치면 추락 끝에 회생하지 못하는 행보가 반복되었습니다.
LG의 여름이 달라진 이유는 우선 마운드에 힘이 붙었기 때문입니다. 재작년까지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채우기도 버거워 임시 선발로 구멍을 메우기 급급했지만 작년부터는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작년 5월부터 1군에 합류한 류제국과 선발 전업에 성공한 우규민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작년 리즈에 이어 올해는 리오단이 실질적인 1선발 역할을 맡아 외국인 투수로서 역할을 맡아주고 있는 것도 큽니다.
불펜 또한 LG의 힘입니다. 마무리 봉중근이 2년 연속 LG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타고투저 현상이 심해 각 팀 마무리 투수들이 고전하고 있으며 봉중근 또한 예외는 아니지만 다른 대안은 상정하기 어렵습니다. 작년에는 프라이머리 셋업맨 이동현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올 시즌에는 신재웅과 정찬헌이 불펜에 가세하고 '국가대표' 유원상이 2012년의 위용을 되찾아 작년보다 필승계투조가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야수진에는 새로운 얼굴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김용의와 문선재가 신바람을 일으켰다면 올해는 채은성과 황목치승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1군 전력이 될 것이라 기대한 이가 드물었던 채은성과 황목치승의 활약은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최경철이 주전 포수를 꿰차 공수 양면에서 쏠쏠한 활약을 이어가는 것 또한 포수가 약한 LG로서는 너무나 소중합니다.
LG의 여름 강세는 한 마디로 두터워진 선수층에 기인합니다. 과거 LG는 소수의 베테랑에 의존하는 팀 구성으로 인해 여름에 접어들어 그들의 체력이 고갈되면 팀 성적 하락으로 직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스카우트와 육성 기능에 다년 간 중점을 둔 결과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카우트와 육성은 1, 2년 만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는 어렵지만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장기적인 차원에서 팀 전력이 단단해지는 성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학습효과입니다. '작년 여름 잘 했으니 올해도 여름에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 약했던 기억과 결별하고 새로운 좋은 기억으로 충만한 것이 현재의 LG입니다. LG가 여름 강세를 꾸준히 이어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