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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울프에 대한 시선, 왜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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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등장한 외국인 투수들이 개막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는 동안 외국인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덜 부각됐다.

29~30일 열린 개막 2연전 동안 홈런을 터뜨린 외국인 타자는 SK 스캇, 두산 칸투, LG 벨, 삼성 나바로, KIA 필 등 5명. 한화 피에도 30일 롯데전서 2타점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를 터뜨렸고, 넥센 로티노는 수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투구를 한 선수들이 팀승리를 이끌었다. KIA 홀튼, 한화 클레이, SK 울프 등 새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펼쳐 보였다.

특히 울프에 대한 시선이 시범경기 때와는 크게 바뀌었다. 울프는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6이닝 5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를 가져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울프의 데뷔전 피칭을 놓고 SK 코칭스태프는 크게 만족하는 눈치였다. 이만수 감독은 "울프는 기대한대로 잘 던졌다. 공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조웅천 투수코치 역시 이날 울프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마다 어깨를 두드려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울프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서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9⅓이닝을 던져 10안타 8실점의 난조를 보였다. 스피드와 구종의 다양성이라는 강점을 안고 있으면서도 제구력이 들쭉날쭉하고 공끝이 무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전지훈련 때 일부 코치들은 "지난해 세든(현 요미우리 투수)은 스피드는 떨어져도 제구력이 좋고 공끝이 지저분해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울프는 공끝이 지저분하다거나 묵직한 느낌이 덜하다"고 분석했다. 울프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시범경기에서는 구종과 제구력, 스트라이크존 등을 확인하면서 던진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실력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힘들다. 결국 정규시즌 경기를 들여다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법. 이날 데뷔전에서 울프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올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경기운영이 노련했고, 땅볼유도능력이 탁월했다.

6이닝 동안 던진 공은 84개. 이닝당 평균 14개로 선발투수로서는 매우 이상적인 투구수 관리능력을 보여줬다. 볼넷은 1개, 삼진은 3개를 기록했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연속 안타를 맞지 않았다. 바로 강약 조절로 설명되는 경기운영능력이다. 1회 1사 1루서 이택근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맞은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직구, 투심, 체인지업, 커브 등 4가지 구종을 고루 섞되, 직구의 구속을 상황에 따라 10㎞까지 차이를 뒀고, 체인지업은 최고 139㎞까지 나왔다.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을 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주무기인 투심은 홈플레이트에서 살짝 떨어지는 변화로 땅볼을 많이 유도했다. 이날 경기서 울프는 12개의 땅볼아웃, 4개의 플라이아웃, 삼진 3개(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1개 포함)를 기록했다. 땅볼이 플라이보다 3배가 많았다. 싱커성으로 떨어지는 투심의 위력이다. 울프는 "포수 조인성이 내 장점을 잘 알아 땅볼 타구를 많이 유도했다"고 말했다. 직구와 투심을 60% 정도의 비율로 던지고 종으로 떨어지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땅볼을 유도했다는 의미다.

SK는 지난해 다승왕에 오른 세든의 자리를 메울 후보로 울프를 영입했다. 시범경기서는 우려를 샀지만, 정규시즌서는 그 출발이 좋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