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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와 문화 즐기는 칸투, 성공 가능성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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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야구 실력 때문 만이 아니다. 한국 프로무대에서 뛰는 자체에 행복함을 느끼는 모습에서 성공의 조짐이 풍긴다.

두산 베어스의 2014 시즌 개막전은 두산 새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를 위한 경기였다. 칸투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3회 상대 선발 김선우로부터 결승 스리런포를 뽑아내며 이날의 히어로가 됐다. 넓은 잠실구장 전광판 밑을 때리는 135m짜리 대형홈런. 메이저리그 출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이 "부상으로 실전을 잘 치르지 못해 걱정이었는데, 역시 명성대로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을 정도로 인상적인 홈런이었다.

칸투가 눈길을 끈 것은 단순히 홈런 때문 만이 아니었다. 한국야구를 즐기는 듯한 유쾌함이 보는 이들을 더욱 신나게 했다. 홈런을 친 후 덕아웃에 들어오며 동료들과 한 데 엉키는 장면은 외국인 선수가 연출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칸투는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돼 단상에 올라 팬들과 마주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이런 자리가 깔리면 수줍어하거나, 뻔한 정석의 대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칸투는 시작부터 달랐다. 모자를 거꾸로 쓰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 칸투는 팬들이 자신의 응원가를 불러주자 흥에 겨운 듯 박수를 치며 단상에 올랐다. 칸투는 "팬들의 성원에 놀랐다"며 한국 특유의 응원 문화가 마음에 든다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마치 파티를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 분위게에 나도 모르게 취해 정말 재미있게 경기를 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생소한 곳에서 첫 경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텐데 자신의 응원가까지 챙겨 들었다. 두산 응원단은 팝가수 산타나의 'Smoothe'라는 노래에 맞춰 웅장한 느낌의 칸투 응원가를 만들었다. 칸투는 "내 응원가가 정말 마음에 든다"며 "그라운드에서 기를 받는 것 같다"고 좋아했다.

넉살도 좋다. 칸투는 경기 전 두산 김태룡 단장과 내기를 했다고 한다. 호기롭게 "내가 홈런을 못치면 100달러를 벌금으로 낼테니 홈런을 치면 100달러를 달라"라고 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첫 경기이기에 김 단장은 칸투가 홈런을 못칠 것으로 예상, 금액을 200달러로 올렸는데 칸투에게 당하고 말았다. 물론, 기분 좋게 200달러를 줄 수 있게 된 김 단장이었다.

음식 적응도 일찌감치 마쳤다고 한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가장 어려운게 매운 음식을 먹는 일인데, 숟가락으로 김치를 양껏 먹을 정도라고 하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전체적인 표정과 행동에서 야구를 즐기고, 새 문화에 적응하려는 모습이 느껴진다. 외국인 선수 성공 조건의 1번이 한국 야구와 문화에 대한 적응이라고 감안하면, 칸투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