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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골프황제' 우즈, 위기 탈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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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엔 시즌 초반부터 거침없이 내달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대회로 선택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꾸준히 성적을 올렸다. 한 시즌 동안 우승은 5차례나 차지했다. 준우승 한번을 포함해 톱10엔 8번이나 들었다. 부상과 슬럼프에서 확실하게 벗어난 모습이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탈환했다. 골프황제의 부활에 전세계 골프팬들이 열광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허리 부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3월 되찾은 1위 자리도 위태롭다. 우즈는 최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9.92점을 받아 애덤 스콧(호주·8.49)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종전 1.5점에서 1.43점으로 격차가 줄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출전한 대회에서 톱10은 커녕 20위 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첫 대회인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공동 80위로 2차 컷 탈락했고, 이어 출전한 유럽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는 공동 41위로 부진했다. 이달 초 열린 혼다 클래식에서 3라운드 도중 허리 통증으로 대회를 중도에 포기했다. 곧바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서는 부상을 참아가며 고군분투했지만 공동 25위에 그쳤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최근에는 소송에서 패소해 거액의 배상금 판결을 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15일(이하 한국시각) "타이거 우즈가 소유한 회사(ETW)가 골프 기념품 판매회사와의 소송에서 져 66만8000달러를 물어 주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판결로 종결되면 법정이자까지 포함해 13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

우즈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우즈의 옛 스윙코치인 행크 헤이니는 "타이거 우즈는 이제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헤이니는 최근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경쟁자를 위협하던 우즈의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시즌 초반 우즈의 부진에 대해 "과거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우즈는 이제 가장 낮은 스코어를 기록해 우승할 뿐 과거와 달리 더 이상 경쟁자들을 위협하지는 못한다"며 자극적인 발언을 했다.

헤이니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우즈의 스윙코치를 역임했으며 그 기간동안 31승을 합작했다. 그러나 우즈가 섹스 스캔들로 곤경에 처했을 때인 2012년 '큰 실수(Big Miss)'라는 책을 발간해 사이가 악화했다. 우즈와 관련된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담았기 때문이다. 헤이니는 지난 해 골프닷컴에서 선정한 '우즈의 적수들' 랭킹에서 필 미켈슨(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편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우즈는 오는 21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시작하는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우즈는 우승 텃밭인 이 대회에서 단일대회 최다승(9승)에 도전한다. 우즈가 자신의 '안방'에서 악재를 털어낼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