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90년생 말띠 박보영 "9년차 배우? 아직도 내 연기 쑥스러운데"

by

배우 박보영은 늘 의외의 한방을 터뜨리는 여배우다. 800만 관객을 넘어선 '과속 스캔들'이 그랬고 600만명을 넘게 모은 '늑대소년'이 그랬다. 누구도 그렇게 흥행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그는 '흥행'이라는 선물을 관계자들에게 안겼다. 그리고 90년생 말띠인 그가 자신의 해를 맞아 다시 이 선물을 들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피끓는 청춘'을 통해서 말이다.

충무로 흥행퀸이 된 것에서 대해 박보영은 꽤 담담한 편이다. "인복이 있어서 그렇죠. 뭐. 사람들을 잘 만난 것 같아요. 특히 좋은 감독님을 많이 만나서 제가 운이 좋았죠." 본인의 연기에 대해서는 아직 쑥스럽다. "제가 제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있으면 괜찮은데 아직은 많이 자신이 없어요. 심지어 아직 부모님께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여드릴 때도 부끄럽고 쑥스럽죠. 제가 한 연기를 보면 잘 못한 것만 보이고 아직은 잘 못보겠어요. 긴장이 많이 되요. 작품 수가 더 많아져야 차차 적응이 될 건 가봐요."

그래도 이번 영화 '피끓는 청춘'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서 선뜻 끌렸다. "여자 일진 캐릭터라 제 이미지가 나빠진다거나 그런 걱정을 하지는 않았어요. 어떻게 하면 좀 더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죠. 아직은 한가지 모습만 보여드리기 보다는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크거든요."

실제로 이 영화에서 박보영은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여자 일진 영숙 역을 맡았다. "사투리와 욕이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제가 충북 출신인데 충북 사투리와 충남 사투리가 그렇게 다른 지 몰랐어요. 다행히 대본에 사투리 토씨까지 나와있었고 이연우 감독님이 연기할 때마다 잡아주셔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욕도 입에 잘 안붙어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웃음)"

박보영은 또 극중 패거리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 액션신(?)도 촬영했다. "처음에는 때리고 맞는 시늉만 했었는데 모니터를 보니까 거짓말 하는게 너무 티가 나서 못봐주겠더라고요. 그래서 언니들에게 실제로 때려달라고 했어요. 잠깐 참는게 나아요. 영화는 평생 남는건데 볼 때마다 시늉만 하는게 보이면 제가 더 힘들거든요. '그 때 조금만 참을걸'이라고 후회하는 것보단 그냥 맞는게 낫죠." 경험을 통해서 쌓은 노하우다.

박보영은 2006년 EBS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해 이제 햇수로 9년차 배우다. 그래도 아직 첫 촬영에는 긴장도 많이 되고 몸도 많이 굳어 있단다. "물론 바뀐 점도 있죠. 신인 때는 정말 촬영장에서 별로 말도 없고 조용한 아이였어요. 나머지 시간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니까요. 요즘에는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도 촬영장을 활개치고 다녀요. 오지랖이 넓어졌다고 해야하나. 스태프들을 계속 귀찮게 해요. 무슨 일이 있나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죠.(웃음) 일부러 말도 많이 걸고요. 스태프들과 빨리 친해져야 현장이 편해지고 그래야 연기가 잘 되더라고요. 사람들과 데면데면하면 연기를 할 때 카메라 밖 사람들이 계속 눈에 띄어요. 그럼 화면 안에서도 긴장하고 굳어있는게 보이죠."

올해 말띠 스물다섯 아가씨가 된 박보영도 느끼는 것이 많다. "예전에는 촬영장에서 왠만하면 막내였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동생들이 많아졌더라고요. '피끓는 청춘'에서도 한 연출부 친구한테 촬영 내내 '오빠'라고 불렀었는데 마지막 회식 때 얘기하더라고요. '저 누나보다 어려요'라고요.(웃음) 점차 경험이 쌓여가면서 책임감도 커지는 것 같아요." 이래서 조금씩 자라나는 배우 박보영을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을 즐겁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