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3부리그에서 뛰는 라싱 산탄데르가 임금 미지급에 항의하며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경기를 거부했다.
라싱 산탄데르는 31일 오전 5시(한국시각) 스페인 산탄데르의 엘 사르디네로에서 열리기로 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13~2014시즌 코파 델 레이 8강 2차전을 보이콧했다. 경기 전 몸 풀기까지 마친 선수들은 킥오프한 시간이 되자 경기장 센터 서클 부근에서 어깨동무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날 무료로 경기장에 들어온 팬들 역시 레알 소시에다드 선수들에게 "경기하지 마라"라고 외치며 홈팀에 힘을 실어줬다. 결국 심판은 1분 만에 경기를 취소했다. 1차전에서 3대1로 이긴 레알 소시에다드는 2차전에서 3대0 부전승을 거둬 코파델레이 4강에 진출했다.
라싱 산탄데르 선수들은 수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7일 임금 미지급에 항의하며 앙헬 라빈 회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코파 델 레이 출전을 거부하겠다고 결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파코 페르난데스 라싱 산탄데르 감독은 "오늘 경기는 우리 생애 가장 중요한 경기였지만 우리의 존엄성이 경기보다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이콧으로 라싱 산탄데르는 벌금 혹은 대회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