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 SK-모비스-LG의 선두 싸움이 설 연휴 기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세 팀간의 빅매치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SK와 모비스가 맞붙고, 2월1일에는 창원에서 LG와 모비스가 격돌한다. 29일 현재 선두는 SK(28승11패)이며, 반경기차로 모비스(27승11패)가 2위, 1경기차로 LG(27승12패)가 3위를 달리고 있다. 설 연휴 빅매치 결과에 따라 상위권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만일 두 경기에 모두 나서는 모비스가 연승을 거둔다면 정규시즌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분위기가 가장 좋은 팀은 SK다. 지난 17일 모비스전부터 26일 LG전까지 5연승을 달렸다. 이 기간 LG와 모비스를 한 차례씩 꺾어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다. 무엇보다 애런 헤인즈 복귀 이후 불안정했던 조직력이 살아났다는 것이 반갑다. 이날 LG전에서는 고른 득점 분포로 73대72로 역전승을 거뒀다. 공격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이야기다. 헤인즈와 심스의 골밑 플레이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며, 김선형 변기훈의 외곽슛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리바운드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문경은 감독은 그동안 "수비할 때 오펜스 리바운드를 자꾸 빼앗기는 것은 집중력의 문제다"라며 질타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2경기서 공격 리바운드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며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모비스는 지난 17일 SK전, 21일 LG전 4라운드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해 기세가 꺾인 적이 있다. 이번 맞대결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번 시즌 모비스는 SK와의 경기서 4전 전패를 당했고, LG와는 2승씩을 주고 받았다. SK와는 세 번이나 5점차 이내의 승부를 벌였고, LG와의 4경기는 모두 2~7점차 패배였다. 그만큼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번 설 연휴 맞대결에서도 경기 전부터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골밑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로드 벤슨의 투입 상황을 어떤 파악할지가 관건이다. 뚜렷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LG는 26일 SK에 패하며 6연승의 상승세가 꺾였다. LG는 센터 김종규의 활약이 관건이다. 모비스의 라틀리프나 벤슨과의 몸싸움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아직은 노련한 플레이에 서툴기 때문에 힘에서 밀린다면 LG의 골밑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김종규가 제공권을 보장하고 최고조의 감각을 이어가고 있는 데이본 제퍼슨의 득점력이 합쳐진다면 승산은 높아진다. 여기에 가드 김시래가 모비스 가드 양동근과의 공수 대결에서 대등한 플레이를 펼칠 필요도 있다.
이번에도 이들 간의 경기는 10점차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3팀 모두 4쿼터까지 집중력을 높이고 실수를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연휴 3강 빅매치에 농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