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위에 선 투수들은 언제나 타구에 맞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투수가 타구에 맞는 일이 종종 생긴다. 대부분 가벼운 타박상 정도에 그치지만, 때로는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거 쌍방울 에이스 김원형은 타구에 맞아 광대뼈가 함몰되기도 했다.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들에게 보호장구 착용이 허용된다. 구체적으로는 머리를 보호하는 기능성 모자다. 일단 현재의 야구모자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내부에 충격완화 패드를 덧댄 형태가 될 듯 하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 등은 29일(한국시각) 댄 할렘 MLB 수석 부사장이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상담한 뒤에 30개 구단에 투수용 보호장구 사용허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용 시기는 당장 이번 스프링캠프부터 시작된다. 원한다면 마이너리그에서도 가능하다.
이런 시도는 투수의 안전을 위해서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오클랜드 투수 브랜든 맥카시는 지난 2012년 9월 LA에인절스전 때 에릭 아이바가 친 타구에 머리를 강타당해 두개골 골절상을 당했다. 또 2012년 월드시리즈에서도 디트로이트 투수 더그 피스터가 샌프란시스코 타자 그레그 블랑코가 친 공에 머리를 맞은 적이 있다. 2013년에도 토론토 투수 J.A.햅과 탬파베이 투수 알렉스 코브가 각각 머리에 타구를 맞았다. 이번 투수용 보호장구 도입은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투수들은 대부분 환영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