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4위 삼성생명을 잡고 플레이오프 티켓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27일 용인실내체육관. 이날 경기를 치른 두 팀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삼성생명은 쾌조의 3연승을 달리면서 3위 KB스타즈를 2경기차로 추격한 상황. 반면 KDB생명은 최하위 하나외환에 1경기차로 쫓기고 있었다.
경기 전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새 외국인선수 샤데 휴스턴을 칭찬했다. 외국인선수임에도 근면성실한 태도로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삼성생명은 샤데 가세 이후 5승2패의 호성적으로 중위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샤데생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샤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였다. 샤데와 함께 뛰는 국내선수들의 공격이 살아나야 하는데 이 부분이 2% 아쉬웠다. 그래도 이 감독은 "100%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했다.
반면 KDB생명은 7연패에서 벗어났지만, 곧바로 패배하면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KDB생명 안세환 감독은 이날 전보물 노현지 김소담 등 벤치멤버들을 선발출전시켜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노렸다. 그는 "백업멤버들이 최대한 버텨줬으면 좋겠다. 우리 주전선수들이 체력 저하로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일단 벤치에 앉혔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백업멤버들은 3분도 못 버텼다. 1쿼터는 완전한 삼성생명의 분위기였다. 이미선과 샤데 휴스턴 없이도 박태은과 고아라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가볍게 앞서갔다. 선수들의 고른 득점이 돋보였다. 23-9로 삼성생명의 일방적인 리드.
하지만 2쿼터 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삼성생명은 이미선과 샤데가 다시 코트에 들어갔음에도 완전히 밀렸다. KDB생명의 2-3 지역방어가 통한데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샤데는 특유의 돌파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KDB생명은 이경은과 이연화가 6득점씩 올리며 맹추격했다. 삼성생명이 단 5득점에 그치는 사이 18점을 몰아치며 27-28로 1점차 추격에 성공했다.
3쿼터 들어서도 KDB생명의 분위기가 계속 됐다. 상대 골밑 공략에 성공하면서 35-28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삼성생명도 만만치 않았다. 상대 수비가 헐거워진 사이 김계령의 연속득점으로 37-37 동점을 만든 뒤, 이미선의 연속득점까지 나오면서 41-40으로 재역전한 채 3쿼터를 마쳤다.
4쿼터엔 시소게임이 계속 됐다. 3쿼터까지 자유투 2점에 그친 샤데가 폭발하며 삼성생명이 앞서가나 싶었지만, 승부는 쉽게 결정나지 않았다. 59초를 남기고 샤데가 자유투 1개만 성공시켜 59-59 동점.
삼성생명은 리바운드를 따냈지만, 샤데가 턴오버를 범해 공격권을 내줬다. KDB생명 한채진이 자유투 2개가 모두 들어가 61-59로 앞선 상황. 삼성생명은 샤데가 마지막 공격에서 또다시 공을 놓치면서 그대로 패배하고 말았다. 샤데를 계속 해서 믿고 마지막 공격까지 맡겼지만, 샤데의 부진으로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KDB생명이 2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63대62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KDB생명 이연화는 3점슛 2개 포함 18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용인=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