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
런던올림픽 펜싱 동메달리스트 정진선(30·화성시청, 세계랭킹 26위)이 새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진선은 26일(한국시각) 펼쳐진 이탈리아 레냐노 월드컵 펜싱(A급) 남자에페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장 미셸 루스네(세계랭킹 41위)를 15대6으로 가볍게 꺾으며 우승했다. 4강에서 세계 13위 다니엘 제랑(프랑스)을 15대14, 한점차로 물리쳤다. 8강 안에 프랑스 선수 5명, 우크라이나 선수 2명이 포진했다. 정진선은 유럽선수들과의 외로운 싸움에서 끝내 승리하며, 펜싱 코리아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새해 첫 대회인 도하 그랑프리 우승자인 박상영이 예선탈락하고, 권영준 김상민 박경두 등 에이스들이 64강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위기 속에 맏형으로서 힘을 냈다. 런던올림픽 이듬해인 지난해 동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에페 개인전-단체전 2관왕에 올랐고,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섰던 베테랑답게 극강의 면모를 선보였다. 24일 서른번째 생일을 맞은 정진선은 자신에게 최고의 생일선물을 건넸다. 정진선은 "내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이다. 새해 시작과 함께 우승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자신감이 생긴다"며 활짝 웃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대회 2연패, 개인-단체전 2관왕을 꿈꾸고 있다.
'세계 2강' 대한민국 에페는 런던올림픽 이후 유럽 강국들의 극심한 견제속에서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한겨울 내내 태백, 제주도에서 지옥훈련을 이겨내며 체력을 키웠다. 새해 첫 국제대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19세 대표팀 막내' 박상영이 첫출전한 카타르 도하 남자에페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일주일만에 '백전노장 맏형' 정진선이 승전보를 전해왔다. 펜싱대표팀 내 실력파 선후배간 경쟁이 반갑다. 인천아시안게임 해,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